일리노이주가 현금보석(Cash Bail) 제도를 폐지한 지 3년이 지난 가운데 재판 전 석방이 크게 늘고 구금은 대폭 줄어든 반면, 석방된 피고인이 새로운 범죄로 기소되는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자의 재판 전 석방 확대는 공공안전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지난 2023년 9월 18일 SAFE-T법의 일환인 ‘재판 전 공정성법(Pretrial Fairness Act)’을 시행하며 현금보석을 전면 폐지했다. 경제적 능력에 따라 구금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를 없애고, 범죄 유형과 공공안전 위험 등을 기준으로 재판 전 구금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였다.
새 법은 구금 대상 범죄라 하더라도 검찰이 별도로 구금을 요청하고 법원이 이를 승인해야 구금이 가능하다.
일리노이 정책연구소(IPI)가 쿡카운티 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법 시행 이후 약 19만4천명의 피고인이 형사사건에 연루됐다. 그러나 검찰이 재판 전 구금을 신청한 사례는 단 2만4천400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법원이 구금을 허가한 사례는 1만5천300건에 불과했다. 전체 피고인의 약 8% 수준이다.
법 시행 전 3년과 시행 후 3년을 비교하면 비가정폭력 사건에서 첫 심리 이후 재판 전 석방된 피고인은 연평균 1만6천여 명에서 2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석방 기간 중 새로운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도 연평균 3천명 미만에서 4천500명 이상으로 늘었다. 다만 석방된 피고인의 83%는 석방 기간 중 새로운 범죄로 기소되지 않았다.
이처럼 새로운 범죄로 기소되지 않은 석방자의 수도 제도 시행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금보석 폐지 이후 시카고의 전체 범죄는 감소했지만, 이를 제도 폐지의 직접적인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현금보석제가 유지되고 있는 대도시에서도 유사 범죄 감소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IPI는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해서는 범죄 유형과 관계없이 재판 전 구금이 가능하도록 하고, 동물이나 재산에 위협을 가한 경우에도 구금 대상에 포함하는 등 현행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별다른 제재 없이 다시 거리로 나오는 데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