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라크 총리 "내년 6월까지 친이란 민병대 해산" 공약

연합뉴스

2026.09.21 17: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국 강력히 요구하지만 이란 영향력에 번번이 실패
이라크 총리 "내년 6월까지 친이란 민병대 해산" 공약
미국 강력히 요구하지만 이란 영향력에 번번이 실패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자국 내 시아파 민병대를 내년 6월까지 해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이디 총리는 19일 바그다드 관저에서 한 NYT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시아파 민병대) 무장해제 계획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를 언급했던 이들은 압력에 굴복하거나 다른 고려사항 탓에 결국 말을 뒤집었다"며 "내게는 부패 청산 문제와 더불어 명예가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장해제를 위해 시아파 민병대와 위원회를 구성했고 구체적 합의 조건을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NYT는 "중동 외교관들과 이라크 안보 당국자들은 이 일정이 극도로 불안하다고 경고한다"며 "중동의 혼란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이란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는 전쟁 중에 이 시한을 맞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한다"고 짚었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는 이란을 주축으로 하는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보조를 맞춰 이라크와 주변 중동 국가의 미군 시설을 공격하곤 한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공습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단순한 무장 조직이 아니라 이라크 정규군에 버금가는 전투력과 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라크 정계에도 진출해 주요 정파로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퇴출당한 뒤 이란의 지원을 받아 등장, 2014년 이슬람국가(IS) 사태를 계기로 인민동원군(PMF)이라는 이름으로 합법화돼 정치, 군사, 경제 분야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을 차단하고자 이라크 정부에 시아파 민병대 퇴출을 줄곧 요구해왔으나 이런 실질적 영향력 때문에 성과가 없었다. 이들 조직의 수가 너무 많고 광범위하게 분산된 점도 무장해제의 걸림돌이다.
이라크 정부는 경제지원을 받아야 하는 미국과, 인접한 이란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5월 총리로 취임한 알자이디 역시 이런 이라크 상황을 반영하는 인물이다.
이라크 의회의 다수파인 시아파 진영은 이란과 유대가 깊은 누리 알말리키 전 총리를 총리로 지명하려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하자 사업가 출신의 40대 정치 신인인 알자이디를 선택했다.
이라크는 관행상 실권자인 총리는 시아파, 의회의장은 수니파,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맡는다.
알자이디 총리는 총리 취임 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 사업을 발표하는 등 경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세계와의 경제적 교량을 건설하고자 한다"며 "이 정부에서 이라크는 적대가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견고한 경제를 건설하려면 무력부터 국가가 통제하고 단속해야 한다"며 시아파 민병대를 다시 한번 겨냥했다.
이라크 정계에서 기반이 약한 그가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하려면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고, 이를 고려해 미국의 최우선 요구사항인 시아파 민병대 해체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시아파 민병대 해체를 약속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월 미국 이라크 특사와 낸 공동성명에서 올해 9월 30일까지 이라크 내 모든 비정규 무장단체를 완전 무장해제·해산한다고 공언했다가 큰 반발에 부딪혀 유야무야됐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빅토리아 테일러 이라크 담당 국장은 "이라크 정부는 자신들이 이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이를 통제할 힘이 없다"며 "이란이 강력한 도구로 입증된 이라크 동맹 세력의 무장해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강훈상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