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 3년 만…잿더미 속 텐트·임시 학교서 54만명 참여 예상
이스라엘의 물자 통제에 공책·펜 없어도 배움 열기 가득
"모래밭 천막 교실일지라도…" 가자 어린이들 3년만에 등굣길
전쟁 발발 3년 만…잿더미 속 텐트·임시 학교서 54만명 참여 예상
이스라엘의 물자 통제에 공책·펜 없어도 배움 열기 가득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배울 겁니다. 텐트에서라도 배울 거예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땅에 다시 배움의 싹이 움트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 약 3년 만인 지난 19일 가자지구에서 대면 수업이 재개됐다.
남부 칸유니스에 사는 모아예드 아부 무스타파는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려왔다.
무스타파는 "마지막으로 학교에 갔던 게 3년 전"이라며 "이제 새 학년이 시작되는데, 올해는 기쁨과 행복, 성공의 해"라고 기뻐했다.
무스타파의 교실은 환기가 되지 않는 텐트다. 의자도 없어 바닥에 앉아야 한다. 제대로 된 신발도, 공책이나 펜도 없고, 전쟁 중에 친구들을 잃었지만 배우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가족과 함께 텐트에서 생활하는 열다섯살 난민 사마르 아부 살미도 '텐트 교실'로 돌아왔다.
살미는 "우리는 (그동안) 휴대전화로 공부하고 선생님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이제 다시 꿈을 좇아 돌아왔다"고 했다.
다시 학업을 시작하게 된 살미는 전쟁 이전의 삶을 그리워했다. 그는 "전쟁 전에는 공책, 펜, 생활용품, 옷 등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된 열네살의 야멘 아부 사마르는 아직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 나는 아무것도 없는 텐트 안에 앉아있다. 오직 햇볕과 더위만 있을 뿐"이라며 "예전엔 학교에 가기 위해 기분 좋게 일어났는데, 지금은 학교에 오면 빗나간 총알, 로켓, 공습 등 모든 게 두렵다"고 털어놨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가자지구 학교의 98%가 전쟁 중 파괴되거나 손상됐다.
가자 교육 당국은 약 66만 명의 학생이 대면 수업과 정규 교육 참여 기회를 박탈당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동 칸유니스의 교육국장 이브라힘 라마단에 따르면 전쟁으로 약 2만2천명의 학생과 770명 이상의 교육 종사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 532명이 교사다.
이런 참혹한 상황에도 가자지구 교육 당국은 국제·지역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2026∼2027학년도 학사 일정을 추진해 왔다.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텐트, 방수포, 철판, 목재로 만든 수십 개의 임시 학교를 세웠다.
일부는 모래땅 위에 지어졌고, 또 다른 교실에는 매트리스 몇 개와 칠판 하나가 고작이지만 아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교육 당국은 유니세프의 지원을 통해 올해 임시 학교와 학습 센터, 교육 거점에서 최소 54만망의 학생이 대면 수업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업에 참석할 수 없거나 전쟁 중 가자지구를 떠난 학생을 위해서는 온라인 학습이 계속된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여전히 가자지구로 통하는 물자 공급을 제한하고 있어 학용품 등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구점 주인 칼레드 알리얀은 이스라엘의 수입 제한으로 문구류 공급량이 줄고 가격도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3셰켈(1달러)이었던 이 공책이 지금은 15셰켈이다. 모든 문구류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해 휴전으로 주요 전투를 중단했으나 여전히 분쟁의 완전 종식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스라엘군은 현재도 가자지구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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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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