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하와이 호놀룰루 부두에 첫발을 디딘 이민 1세대의 삶은 생존 그 자체였다. 언어 장벽과 각종 차별 속에서도 강인한 생활력으로 일터를 일구며 경제적 안착을 이뤄냈다.
삶의 터전에 뿌리를 내리는 동안 소수계가 주류사회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적 힘이 절실했다.
1992년 4·29 폭동 당시 공권력의 외면 속에서 불타는 한인타운을 무력하게 바라봐야 했던 비극은 정치자금과 표의 힘 없이는 어떠한 경제적 성취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뼈아픈 깨달음을 남겼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오늘, 미주 한인사회는 커다란 변곡점에 서 있다. 120여 년의 이민 역사 속에 어느덧 전국의 한인 인구가 200만 명을 넘어섰고, 2·3세대 이상까지 뿌리내리며 미국 역사의 한 축을 지탱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투표권 없는 이방인’에서 이제는 연방·주의회와 지방정부의 정책 결정 중심부로 한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소수계라는 한계를 넘어 당당한 주류로 도약한 한인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기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정치는 단순히 표를 던지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 참여는 일상과 미래를 바꾼다. 다음 세대가 누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며, 위기의 순간 공동체를 보호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미주중앙일보는 창간 52주년을 맞아 ‘변방에서 중심부로… 정치가 한인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를 주제로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한인 정계 진출 60여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현역 한인 정치인들의 진단과 한인들의 여론, 데이터로 살펴본 생활 정치의 현황과 자금 구조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한인 정치력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중간선거 주요 후보에 대한 평가와 외부 전문가들의 제언을 통해 한인 유권자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도 모색한다.
1세대의 피땀으로 일군 경제적 터전 위에 이제는 정치적 주권과 권익을 확립해야 할 때다. 1인 1표의 작은 실천이 모일 때 한인사회의 역사도 새롭게 쓸 수 있다.
저마다의 한 표가 모이면 공동체의 목소리가 되고, 그 목소리는 정책을 바꾼다. 한인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힘은 바로 오늘의 정치 참여에서 비롯된다.
〈목차〉
2·3면- 정치인들이 짚은 과제 4면- 한인 정치력 인식 조사 6면- 한인 정계 진출 60년 8면- 한인 정치 후원 실태 12면- 단체장들의 해법 14면- 타커뮤니티 성공 전략 17·19면- 미주중앙일보 선택 22면- 장태한 교수의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