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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공산주의자”라더니…트럼프, 맘다니 만나 또 ‘브로맨스’

중앙일보

2026.09.21 19:35 2026.09.21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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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미치광이’와 ‘폭군’이라고 부르며 대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나 또다시 의외의 ‘브로맨스’를 연출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라시에 저택에서 만나 회견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그라시에 저택에서 만나 회견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맘다니로 대표되는 민주당 내 강성진보 성향의 민주사회주의(DSA)를 공산주의라고 칭하며 이들이 미국을 파괴할 거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앞선 두 차례 백악관 회동에 이어 이날 뉴욕시장 관저 회동에서도 트럼프는 맘다니에게 호감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로, 특히 이번 만남은 트럼프가 맘다니의 관저 초청을 수락하면서 이뤄졌다.



세 번째도 브로맨스…“훌륭한 시장 될 것”

트럼프는 이날 뉴욕시장 관저인 ‘그레이시 맨션’에서 진행된 맘다니와의 회동을 마친 뒤 나란히 미소를 지으며 관저의 주인 맘다니에게 먼저 발언권을 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시장관저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언론사 출입 금지 조치에 반발해 회동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사진은 뉴욕시에서 제공했다. 사진 뉴욕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시장관저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트럼프의 일방적인 언론사 출입 금지 조치에 반발해 회동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사진은 뉴욕시에서 제공했다. 사진 뉴욕시


발언권을 얻은 맘다니는 “우리가 고향이라 부르는 이 위대한 도시(뉴욕)에서 시민들이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높이 평가한다”고 한 뒤 마이크를 트럼프에게 넘겼다. 트럼프도 “이곳에서 수많은 시장을 만났는데 훌륭한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다”며 “그(맘다니)는 훌륭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어 “나는 그가 나쁜 시장 또는 형편없는 시장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가 훌륭한 시장이 되길 바라며 그는 분명히 좋은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맘다니의 등을 토닥거리며 격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전용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의 회동을 마친 뒤 전용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맘다니는 이날 대화가 “뉴욕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할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며 뉴욕 부동산업자 출신인 트럼프와 뉴욕 퀸스의 철도 차량기지 부지에 서민용 주택을 짓는 ‘서니사이드 야드’ 계획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이 프로젝트를 위해선 연방정부 승인과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어쩌면 이번엔 성공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협조 의사를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맘다니, 트럼프 직접 환송하며 예우

맘다니도 기자회견 내내 트럼프를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의 발언이 끝난 뒤에는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직접 트럼프가 회견장에서 퇴장하는 길에 동행해 그를 배웅한 뒤 다시 회견장에 돌아와 회견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토닥거리며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토닥거리며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맘다니는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과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지만, 정작 얼굴을 마주해서는 매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맘다니와 만나기 직전까지 그를 ‘공산주의자이자 미치광이’라고 불렀던 트럼프는 맘다니와의 과거 회동 이후에도 “맘다니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며 “그를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맘다니 역시 트럼프와의 만남을 “정직하고 직설적이며 생산적”이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특히 “이번 회담은 트럼프가 좌파 후보들을 비난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중간선거를 몇 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이례적”이라며 “맘다니는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공산주의라고 비난해 민주사회주의 물결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민·언론 정책 놓고 ‘점잖은’ 설전

뉴욕의 주택 건설 사업과 달리 이민과 언론정책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는 이견이 노출됐다. 다만 평소 두 사람이 소셜미디어(SNS)와 대중연설을 통해 욕설을 섞어가며 서로를 공격했던 것과는 방식이 달랐다.

지난 5월 1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국제 노동절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의 뒤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5월 1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국제 노동절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의 뒤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특히 트럼프가 CNN·MS NOW·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을 일방적으로 금지하면서 확대된 언론정책과 관련 맘다니가 먼저 “대통령께 먼저 (출입금지 매체를 포함한) 모든 언론을 이곳에 모실 거라고 말씀드렸다”며 “이것이 내가 믿는 것(언론관)”이라고 말했다.

맘다니의 정중한 표현에 이어 트럼프는 “언론사에도 공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그들이 가짜 뉴스라면 나는 그들을 아주 특별한 집(백악관)으로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가장 특별한 곳이고, 시장님도 가짜 뉴스를 들여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민정책과 관련해선 맘다니가 “이민자 출신의 뉴욕 시민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지, 특히 그들이 이 도시의 사회 구조와 경제의 특정 산업 분야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에 대한 확고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나는 뉴욕과 국가에 좋은 일이 일어나길 원하고, 그가 훌륭한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마가 진영 “충격적 실망”…지지율 급락

화기애애한 회동에 대해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들은 반발했다. 마가(MAGA) 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보수 논객 로라 루머는 X(옛 트위터)에 맘다니를 ‘지하디스트 쓰레기’라고 칭하며 “이슬람 공산주의자에게 ‘잠재력’이 있다면, 중간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맘다니를 잠재력 있는 인물로 평가한 트럼프의 발언을 직접 겨냥한 말이다. 로머는 이어 “우리가 급진 좌파와 손잡을 거라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싸운 것이냐”며 “이날 회동은 정말 충격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32%로 하락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당선됐지만, 현재 경제와 물가대응과 관련한 분야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32%로 하락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당선됐지만, 현재 경제와 물가대응과 관련한 분야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이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32%를 기록하며 1·2기 행정부 전체를 통틀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트럼프의 지지율은 1주일 만에 3%포인트 하락했는데,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82%에서 73%로 급락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사상 초유의 ‘중간선거 전당대회’까지 열었지만 지지층의 이탈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원인은 강성 지지층이 주장하는 이민과 이념 문제가 아닌 경제와 물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확대되며 트럼프의 물가정책에 대한 긍정평가는 17%로 떨어졌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물가 대응에 대한 부정평가가 5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긍정평가(44%)를 앞섰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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