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체이스 이용자 절반…뱅크오브호프도 18.4% 한국어 서비스·친절한 직원·신속한 업무 처리 장점 지점 및 ATM 부족·금융상품 만족도는 개선 필요해
한 고객이 LA한인타운의 한인은행 지점에서 금융 업무를 보고 있다. [중앙포토]
오랜 시간 한인사회의 경제를 지탱해 온 한인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인들이 실제 주거래 은행을 선택할 때는 여전히 대형 주류은행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서비스는 한인은행만의 확실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고객들이 은행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접근성과 디지털 편의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개인 예금과 달리 소상공인 금융상품과 기업대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 비즈니스 금융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지목된다.
본지가 뱅크오브호프의 후원으로 실시한 ‘2026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에서 한인들의 주거래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3.5%로 가장 많았으며 체이스가 22.8%로 뒤를 이었다. 두 대형은행을 합치면 46.3%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다.
한인은행 가운데서는 뱅크오브호프가 18.4%, 한미은행이 8.9%를 차지했다.
이 같은 차이는 한인들이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설명된다. 주거래 은행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으로 36.2%에 달했다. ‘서비스’는 17.6%, ‘온라인 편의성’은 9.7%였다.
‘상품 다양성’ 6.8%, ‘브랜드 이미지’ 6.6%보다 지점이나 ATM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했던 것이다.
반면 한인은행의 경쟁력은 ‘언어’에 집중돼 있다. 한인은행을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언어 사용에 대한 편의성이 46.0%로 절반에 육박했다. 2020년 36.9%에서 9.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점 위치’는 18.9%, ‘한인 경제권에 대한 협조’는 9.3%로 뒤를 이었다.
‘직원 친절’을 꼽은 비율은 2020년 12.8%에서 올해 5.4%, ‘업무처리 신속성’은 11.8%에서 3.2%로 낮아졌다. 과거에는 친절이나 빠른 업무처리도 한인은행의 차별점이었다면 이제는 복잡한 금융업무를 한국어로 처리할 수 있다는 편의성만이 가장 분명한 경쟁력으로 남은 셈이다.
반대로 한인은행을 찾지 않게 되는 주요 원인은 주류 은행 대비 뒤처지는 접근성이었다.
한인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로 ‘지점·ATM 부족’을 꼽은 응답은 36.2%로 가장 많았다. 2020년 32.4%에서 3.8%포인트 높아진 뒤 2023년부터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편의성 부족’도 14.5%였으며, 은행 규모가 작다는 응답은 12.8%였다.
이는 한인은행의 고객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이 이용 편의성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한인은행 신뢰도는 ‘매우 만족’ 41.9%, ‘만족’ 29.5%로 긍정 평가가 71.4%에 달했다.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은 합쳐 5.2%에 불과했다. 한인은행을 믿지 못해서 이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지점·ATM 망이나 온라인 이용 환경 때문에 주류은행을 선택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금융에서도 이 같은 신뢰는 어느 정도 이어졌다. 한인은행의 예금계좌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 30.5%, ‘만족’ 29.2%로 긍정 평가가 59.7%였다.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은 9.4%에 그쳤다.
그러나 한인은행의 전통적인 핵심 고객층인 사업체 금융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소상공인 금융상품에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20.6%에 그친 반면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은 27.3%였다. 절반이 넘는 52.2%는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대출도 긍정 평가는 20.0%에 불과했으며 부정 평가는 28.9%로 더 높았다. 기업대출에 ‘매우 불만족’한다는 응답만 17.6%였다.
한인은행에 대한 신뢰도와 개별 금융상품 평가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소상공인 금융상품과 기업대출의 긍정 평가는 각각 20%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한인 경제에서 자영업과 중소 사업체가 차지해온 비중을 고려하면 비즈니스 금융에 대한 낮은 만족도는 한인은행이 고객 기반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 한국어 서비스는 6년 전보다 오히려 중요성이 커졌으며 한인은행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한인은행의 경쟁력은 기존의 언어 서비스와 고객 신뢰를 유지하는 동시에 지점망의 한계를 디지털 서비스로 보완하고, 사업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대출 서비스를 얼마나 강화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