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보험 사막’ 전역으로 확산 페어 플랜 가입 90%가 저위험 비인가 보험 디덕터블은 5배 더
산불 고위험 지역에서 시작된 가주 주택보험 위기가 이제 산불 위험이 낮은 신축 주택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집을 사고도 일반 보험사를 찾지 못해 최후의 보루인페어(FAIR)이나 고액 디덕터블(본인부담금)의 비인가 보험으로 내몰리는 ‘보험 사막’이 가주 전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가주 페어 플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남가주 지역 396개 집코드 지역에서 페어 플랜에 신규 가입한 주택(약 1만1000채) 가운데 10채 중 9채가 자체 위험 평가상 저위험 주택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보험 가입난은 실제 주택 구매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A타임스는 IT 업계 종사자인 알렉스 황씨 부부가 지난해 인랜드 엠파이어의 신축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택보험을 구하지 못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황씨 부부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작은 집을 처분하고 인랜드 엠파이어의 신축 주택을 70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해당 단지는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가파른 산림이나 덤불 지역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에스크로 종결을 앞두고 주택단지 건설업체로부터 일반 보험시장에서 종합보험을 찾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황씨는 우선 화재 피해만 보장하는 페어 플랜에 가입했다. 이후 다른 피해를 보장하는 별도 보험을 추가하거나, 비인가 보험인 ‘서플러스 라인(Surplus lines)’을 선택해야 했다.
결국 황씨는 비인가 보험을 선택했다.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화재 발생 시 손실액 중 2만5000달러를 본인이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이는 일반 보험 디덕터블보다 5배나 높은 금액이다.
황씨는 “2만5000달러나 되는 디덕터블이 부담스러웠지만 선택지가 없었다”며 “대형 보험사 중 보험을 받아주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비인가 보험은 일반 보험시장보다 가입 조건이 유연하지만 가주 보험국(CDI)의 보험료 규제나 소비자 민원 조사를 받지 않는다. 특히 보험사가 파산하더라도 가입자는 가주 보증기금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금융조사업체 와이스 레이팅스에 따르면 비인가 보험사가 가주 주택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에서 현재 7%까지 치솟았다.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의 페어 플랜 가입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비교적 저렴한 신규 주택 공급이 집중된 215번 프리웨이 인근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1년 새 가입 건수가 300~500%나 폭증했다. 황씨가 주택을 매입한 메니피 지역 인근의 경우 202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페어 플랜 가입 건수가 5배로 늘었으며, 헤밋 지역은 같은 기간 660% 증가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산불 피해 주택 재건에 필요한 인건비와 자재비가 급등한 반면, 보험료 인상 폭은 제한적이라며 신규 가입 중단과 기존 계약 해지로 맞서고 있다.
리버사이드 지역의 밥 세번스 보험 중개인은 “과거에는 주택 매입 시 보험을 가장 나중에 알아봤지만 이제는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안이 됐다”며 “보험 상품 자체는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구매자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