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기고] 항공안전기술원 통합 논의…“조직개편 전 안전영향 검증 필요”

중앙일보

2026.09.22 02:3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권보헌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권보헌 극동대학교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항공안전기술원의 한국교통안전공단 통합 논의와 관련해 조직개편에 앞서 안전영향과 전문성 유지 여부를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대형 항공사고 이후 안전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직 효율성뿐 아니라 전문인력과 연구기반, 인증체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항공사고를 조류나 기체, 조종, 관제 등 하나의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기체와 엔진, 운항, 관제, 공항시설, 비상대응 등 여러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했는지를 분석하고 조사 결과를 인증기준과 공항설계, 운항절차, 감독정책 등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현재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항공안전기술원은 모두 교통안전 분야를 담당하지만 업무 성격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철도·항공을 아우르는 검사와 자격관리, 안전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기와 항공제품 인증, 감항성 기술검토, 시험·연구, 미래항공 안전기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두 기관의 업무가 연계돼 있더라도 이를 곧바로 조직 통합의 근거로 보기보다는 법정업무의 중복 여부와 전문인력 운영, 예산배분 방식 등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특히 안전 전문기관의 경쟁력은 인력 규모뿐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기술검토 절차와 품질관리 경험, 시험시설, 국제협력 관계 등으로 구성된다. 통합 이후 순환보직이나 예산배분 체계가 달라질 경우 전문인력 이탈이나 축적된 지식의 단절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제협력 측면에서도 통합이 곧바로 국제협정이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증업무의 법적 책임과 조직체계, 전문인력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해외 항공당국이나 협력기관이 변경된 체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에 앞서 독립적인 안전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두 기관의 업무 중복 정도와 전문인력·예산 변화, 인증 및 연구 기능의 독립성 유지 방안을 공개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항공안전 조직개편의 판단 기준은 기관 수나 관리비용보다 사고예방 능력에 맞춰져야 한다. 공항 위험평가와 비행·정비데이터 기반 예방연구, 무인항공 및 인공지능 시스템 인증 역량 등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본 기고의 내용은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의 견해이며 중앙일보사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