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불 잃었는데…“VIP 되셨습니다”
Los Angeles
2026.09.22 09:32
스포츠 베팅 고객에 각종 특혜 제공
팬듀얼·드래프트킹스에 소송 15건
스포츠 베팅 앱들이 거액을 잃은 이용자에게 VIP 혜택을 제공하는 등 지속적인 베팅을 유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박 중독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베팅을 부추기는 앱의 운영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거액을 잃은 이용자에게 VIP 자격을 제안하고, 한동안 베팅하지 않은 이용자에게 알림을 보내 다시 앱으로 끌어들이는 방식 등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일 CBS뉴스에 따르면 최근 스포츠 베팅 플랫폼 ‘팬듀얼(FanDuel)’과 ‘드래프트킹스(DraftKings)’를 상대로 총 15건의 소송이 제기됐다. 소송은 이들 앱이 이용자의 지속적인 베팅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는 주장을 골자로 한다.
특히 거액을 잃은 이용자에게까지 VIP 혜택을 제공한 사례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루이스 루지에로는 팬듀얼에서 불과 3개월 동안 10만 달러를 잃은 뒤 오히려 VIP 자격을 제안받았다. 다른 베팅업체 2곳에서도 VIP 제안을 받았다.
루지에로는 당시 상황을 두고 “그 순간부터 나는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타깃이 됐다”며 “이것은 ‘VIP 대우’가 아니라 접대라는 가면을 쓴 약탈적인 유지 전략”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붙잡기 위한 혜택도 다양하다. 업체들은 이용자들에게 경기장 고급 좌석과 선수 사인 유니폼, 특별 스포츠 행사 참가 기회 등을 제공한다.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한 이용자는 연간 직장 소득과 맞먹는 8만∼12만 달러를 팬듀얼에 베팅했으며, 때로는 한 주 급여 전액을 한 경기에 걸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전담 VIP 매니저로부터 경기 관련 문자메시지와 생일 축하 연락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앱이 이용자의 베팅 패턴을 추적해 재접속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팬듀얼 전 직원은 CBS뉴스에 회사가 고객의 베팅 활동이 평소보다 줄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베팅을 쉬는 이용자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 다시 베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스포츠 베팅 시장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재정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스포츠 베팅액은 1670억 달러에 달했다. UCLA 연구 결과, 온라인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주에서는 파산과 신용카드 연체가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온라인 베팅 플랫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도박 중독 등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폴리마켓(Polymarket)과 칼시(Kalshi) 등 온라인 예측시장은 선거와 스포츠뿐 아니라 각종 사회 현상까지 베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칼시는 이용자의 과도한 베팅과 도박 중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본지 7월 14일자 A-3면〉
송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