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가 사라진다…“끔찍하다” 영국 런던서 벌어지는 일
중앙일보
2026.09.22 09:52
2026.09.22 10:03
지난 2020년 9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찰스 디킨스 초등학교에서 개학 첫날을 맞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AP=연합뉴스
저출산과 높은 주거비로 영국 수도 런던의 아동 인구가 급감하면서 2019년 이후 90곳이 넘는 학교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학생 수 감소로 학교 폐교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 해크니구에서는 최근 2년 동안 초등학교 8곳이 문을 닫았다. 이 가운데 폐교 2곳은 노숙자를 위한 임시 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일부 학교 건물은 새로운 용도를 찾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한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다 2년 전 폐교됐다. 당시 학부모 등이 폐교 반대 운동에 나섰지만 학교를 지키지 못했다. 재학생 100여 명은 인근 학교로 옮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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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크니 초등학생 15% 줄어…추가로 14% 감소 전망
학생 감소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크니구의 초등학생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3∼2024학년도까지 15% 감소했다. 2029∼2030학년도까지 다시 1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런던 전체 초등학생 수도 2024∼2025학년도부터 2029∼2030학년도 사이 7.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 지역의 감소율은 11.4%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이즐링턴구가 22%로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서더크구와 램베스구도 각각 1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우나 오핼러런 이즐링턴 구의회 집행위원장은 저출산을 학생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오핼러런 위원장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거나 하나만 낳는 세대가 있다.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5학년이 됐는데 학부모가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라며 “폐교는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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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높은 집값까지… 중등학교도 영향권
학생 감소에는 저출산뿐 아니라 런던을 떠나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브렉시트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더해 높은 주거 비용까지 겹치면서 런던 밖으로 이주하는 가구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학생 수 감소는 조만간 중등학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핼러런 위원장은 “중등학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100%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2025년 기준 1.39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과 비교하면 30% 떨어진 수준이다.
인구통계학자 폴 몰랜드는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개인적인 관점에서도 이는 좋지 않다”며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