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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살림 더 팍팍해졌다…재정 취약층 17%로 급증

Los Angeles

2026.09.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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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5%→17%…8년래 최고 수준
감당 못할 부채 31% ‘역대 최고
저소득층 절반만 제때 청구서 납부
식비·주거비·공과금 상승 직격탄
최근 들어 국내 빈곤층이 확대돼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빈곤층이 확대돼 사회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고물가와 각종 정부 지원 축소가 겹치면서 미국 가계의 재정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저축이나 청구서 납부,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재정 취약 가구’ 비율은 17%로 올라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비영리기관 파이낸셜 헬스 네트워크(Financial Health Network)가 발표할 ‘2026 파이낸셜 헬스 펄스(Financial Health Pulse)’ 조사에 따르면 재정적으로 취약한 가구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17%로 2%포인트 상승했다.
 
재정적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답한 가구도 지난해 13%에서 16%로 증가했다. 지난해 나타났던 소폭의 개선세가 1년 만에 완전히 반전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올봄 전국 76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진은 현재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미래에 필요한 자금을 준비하고, 갑작스러운 지출이나 소득 감소에도 대처할 수 있는 가구를 ‘재정적으로 건강한 가구’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 기준을 충족한 가구는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고, 그 비율은 5년째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중간 단계였던 가구들이 취약층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봄까지 재정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대처 가능(coping)’ 계층으로 분류됐던 약 780만 가구가 올해 취약층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취약층에서 대처 가능 계층으로 올라선 가구는 약 600만 가구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재정 취약 가구가 약 180만 가구 순증했다.
 
저소득층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청구서를 모두 제때 납부한다고 답한 저소득 가구 비율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49%로 떨어졌다.저소득 가구의 절반 이상이 각종 생활비를 기한 내 모두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계 부담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은 식료품과 주거비, 공과금 등 생활필수 비용 상승이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과 건강보험 관련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학자금 대출자의 재정 취약 비율은 지난해 21%에서 27%로 뛰었다.
 
부채 문제도 악화됐다. 자신의 부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한 가구 비율은 지난해 29%에서 31%로 상승해 8년 조사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모든 청구서를 제때 납부한다고 답한 가구는 3%포인트 감소한 68%에 그쳤다.
 
비상금은 아직 급격히 줄어들지 않았다. 조사 당시 세금 환급액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가계의 비상저축 규모는 대체로 유지됐다.
 
그러나 소득보다 지출이 적다고 답한 가구가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현재의 비상자금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적은 금액이라도 비상자금을 꾸준히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번 인스티튜트의 밍리 중 연구원은 매달 50달러라도 저축하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많은 가정에는 한 달치 소득 정도의 비상자금이 재정 충격을 막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가계가 단순히 ‘물가가 비싸다’고 느끼는 수준을 넘어 실제 청구서 납부와 부채 상환, 저축 능력까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재정 취약층 증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의 사상 최고치, 저소득층의 납부 능력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국 가계의 재정 안전망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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