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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와인·위스키에 수백억 샜다…온누리상품권 허점 여전

중앙일보

2026.09.2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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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의 한 수퍼마트에 위스키 등 고급 주류가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20일 서울의 한 수퍼마트에 위스키 등 고급 주류가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 20일 찾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슈퍼마켓.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한 병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위스키와 와인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고가 주류를 주로 판매해 영세 자영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전통시장 안에 있어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가능한 곳이다.


실제 이날 매장에서는 50만원대 주류를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결제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앞으로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안 되는 곳도 생긴다고 해서 미리 와인을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영세 매장 소비 확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당 부분은 애초 취지와 달리 전통시장이나 영세 소상공인 아닌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상권 내 이른바 ‘와인성지’로 불리는 일부 마트에 수백억원대 결제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위 10개 가맹점 가운데 2·3·7위는 와인과 위스키 등 고급 주류를 주로 판매하는 가게였다. 이들 가맹점의 결제액은 각각 161억원, 131억원, 89억원으로, 세 곳에서만 400억원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이 사용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집계된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위 10곳 중 3곳도 와인성지로 불리는 마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가능한 마트 명단을 공유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이용자는 “온누리상품권으로 11만원이 넘는 위스키를 9만원대에 구매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영세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병·의원과 대형 약국에서 비만치료제 등을 구매하는 데 온누리상품권을 쓰는 등 제도 취지와 맞지 않게 사용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올해 6월 17일부터는 병·의원 및 연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가게의 온누리상품권 신규가맹을 중지했다. 그러나 기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은 3년으로 설정된 가맹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 이 기간 내 결제가 가능해, 고가 주류 판매점 등은 여전히 혜택을 보고 있다.

23일 서울의 한 수퍼마트에 온누리상품권 결제 가능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해당 마트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급 주류를 취급하는 곳이다. 노유림 기자

23일 서울의 한 수퍼마트에 온누리상품권 결제 가능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해당 마트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급 주류를 취급하는 곳이다. 노유림 기자


김 의원은 “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업장에서 여전히 온누리상품권의 수혜를 누리는 상황”이라며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전통시장 및 골목형 상점가 환급행사 등을 대폭 늘리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소영 신임 중기부 장관은 취임 후 첫 공식 대외 일정으로 경기도 수원 영동시장을 찾았다. 이 장관은 온누리상품권 사용과 관련해 “전통시장 사용분에 대해서 더 많은 혜택이 가야 소비를 더 유인하고 진작할 수 있다”며 “정부가 (온누리상품권) 개편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에서 더 많이 사용될 수 있도록 중기부가 앞장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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