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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미군 대폭 확대...중·러 막고 ‘서반구 패권’ 강화

중앙일보

2026.09.22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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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3자 북극 안보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3자 북극 안보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덴마크·그린란드와 그린란드 내 미군의 군사 활동을 대폭 확대하는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와 만나 미군기지 추가 설치 등 그린란드 내 미국의 군사 활동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안보협정에 서명하기에 앞서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를 지켜보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안보협정에 서명하기에 앞서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를 지켜보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AP=연합뉴스


이번 안보협정에 따라 현재 1곳인 미군기지는 3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피투피크 우주기지는 현대화·확장하고, 남부 나르사르수아크와 동부 메스테르스비그에 새 방위구역을 설치하고 추가 군사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미군은 그린란드 본토뿐 아니라 해저에도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 그린란드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미 본토 방어를 위한 군사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을 그린란드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인 배치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정에는 종료 시한이 없다. 미국·덴마크·그린란드의 상호 동의가 있어야 개정할 수 있다. 그린란드가 향후 덴마크에서 독립하더라도 협정은 유지된다.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밤하늘에 오로라가 펼쳐져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의 밤하늘에 오로라가 펼쳐져 있다. AFP=연합뉴스

나토 비회원국이 협정 당사자 합의 없이는 그린란드에 유·무인 군사시설을 설치하거나 군 병력을 지속적으로 주둔시킬 수 없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북극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진출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중국은 최근 북극 해역에서 활동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7월에도 중국 쇄빙연구선 ‘쉐룽’과 ‘쉐룽2’가 북극으로 향하면서 미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연장 대륙붕을 통과해 미 해안경비대가 추적·감시에 나선 일이 있었다. 밥 리틀 미 해안경비대 북극지구 사령관은 21일 로이터에 중국 연구선의 북극 활동에 대해 “해저 광물 탐사일 수도 있지만, 중국에 군사적 이점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2005년 이후 북극 본토와 북부 연안 섬들에 있는 옛 소련 군사기지 수십 곳을 재가동·현대화하는 등 이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4월엔 러시아군 심해연구총국(GUGI)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인근에서 심해 잠수정을 동원해 핵심 해저 광케이블을 무력화하는 모의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스발바르는 미국 역시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지난 2월 8일(현지시간) 새벽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롱위에아르뷔엔에 건물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스발바르는 미국이나 러시아가 그린란드 다음으로 눈독을 들일 북극 영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곳이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8일(현지시간) 새벽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롱위에아르뷔엔에 건물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스발바르는 미국이나 러시아가 그린란드 다음으로 눈독을 들일 북극 영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곳이다. AFP=연합뉴스


따라서 이번 협정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 진출을 견제하는 동시에, 서반구에서의 영향력까지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그린란드를 “북미의 북쪽 국경”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은 더 이상 서반구 어디에서도 미국에 대한 위협이 발판을 마련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협정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의 갈등도 일단 가라앉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주장하며 유럽 국가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도 협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 협정은 미국에 좋고, 그린란드와 덴마크, 나토 등 모두에게 좋다”고 했다. 이번 협정을 ‘윈윈윈(win-win-win)’ 협정이라고 표현한 닐센 총리는 “우리는 미국의 확고한 친구이자 서방 동맹의 일원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미국의 안보는 우리의 안보이고, 우리의 안보는 미국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22일(현지시간)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3자 북극 안보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덴마크·그린란드 간 3자 북극 안보협정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닐센 총리는 협정 서명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을 사용해 그린란드를 차지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은 그린란드, 덴마크, 모두와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그린란드인들은 이제 미국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나”란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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