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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댁 가면 여기부터 봐라…밖보다 위험한 ‘의외의 장소’

중앙일보

2026.09.23 14:00 2026.09.2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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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은 낙상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욕실 안전손잡이 설치 모습. 중앙포토

고령층은 낙상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욕실 안전손잡이 설치 모습. 중앙포토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에 사는 유모(48)씨는 이번 추석 연휴 강원도 속초 본가 방문 때 고령의 부모가 생활하는 집 안 곳곳을 살펴볼 예정이다. 욕실 바닥이나 문턱 등 넘어질 위험이 있는 곳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두고 연휴가 끝나면 낙상사고 예방에 필요한 견적을 받아볼 생각이다. 유씨는 “여든이 다 된 부모님께서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큰일”이라며 “‘그동안 괜찮다’는 말씀에 차일피일 미뤄뒀는데 이번 추석에는 확실히 매듭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령자 안전사고는 오히려 익숙한 집 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신체 기능이 떨어진 고령자의 경우 낙상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집 안의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23일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지난해 70세 이상 노인의 위해 발생 장소는 전체 1만4293건 중 ‘주택’이 1만415건(72.9%)으로 가장 많았다. 복지·노인요양시설(5.2%)이나 도로·인도(3.1%) 등과 비교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CISS는 병원과 소방서, 소비자상담 등을 통해 소비생활과 관련해 발생한 부상·사망 등 위해 정보를 수집한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65세 이상 고령층의 위해 원인을 분석한 결과 ‘미끄러짐·넘어짐’이 전체의 67.6%를 차지했다. 위해 부위별로는 머리·뇌(18.1%), 둔부(11.6%) 등 순으로 나타났다. 위해가 많이 발생하는 품목은 석재·타일과 비닐 바닥재(39.8%), 침대(9.5%) 등이었다. 실제 질병관리청의 2024년 퇴원손상심층조사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이 다쳐서 입원한 사례의 66.4%가 추락·낙상 때문이었다. 질병청은 “노인 낙상이 다른 연령대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낙상으로 외상성 뇌출혈이나 대퇴골절 등 중대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낙상의 영향은 당장의 부상에 그치지 않는다. 전성숙·이은영 부산대 간호대학 연구팀은 2023년 국제학술지 ‘너싱 오픈(Nursing Open)’에 게재한 ‘낙상 두려움에 따른 활동 제한’ 관련 연구에서 고령자 5074명의 10년간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낙상이 두려워 활동을 줄이거나 중단한 경우 장보기나 교통수단 이용, 집안일 등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질병청·대한보건협회의 ‘실내 낙상위험 환경 체크리스트’ 등을 종합해보면 집 안에서 우선 살펴볼 곳은 욕실과 화장실이다. 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거나 미끄러운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미끄럼 방지 매트나 테이프를 설치하는 게 좋다. 변기나 욕조 주변에는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면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거실과 복도에 널린 전선이나 물건은 치우고, 발에 걸리거나 쉽게 밀리는 카펫·러그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문턱 등 높은 단차는 없애거나 완만한 경사로를 설치하고, 계단에는 손잡이를 두는 것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이어지는 ‘야간 동선’도 점검 대상이다. 밤에 잠에서 깬 고령자가 어두운 집 안을 이동하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침대 주변 조명을 보강하고, 일어나거나 이동할 때 몸을 지탱할 수 있는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화재감지기를 설치 중인 소방대원 모습. 사진 소방청

화재감지기를 설치 중인 소방대원 모습. 사진 소방청


화재 안전도 확인이 필요하다. 소방청의 2014~2023년 화재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7만5215건으로 1435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 사망자가 523명으로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특히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발생한 화재는 전체 주택화재의 15.3%였지만, 이 시간대 사망자는 전체의 30.9%에 달했다.

따라서 집에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설치돼 작동하는지,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게 좋다. 오래된 소화기는 상태를 확인해 필요하면 교체해야 한다. 신주한 소방청 생활안전과장은 “화재경보기와 소화기는 화재를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대응해 인명피해를 줄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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