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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불 질러줄게” 딸 덮친 학폭…조폭 부른 아빠에 생긴 일

중앙일보

2026.09.23 14:00 2026.09.2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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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제도도 아이를 학폭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두 부모는 결국 탐정을 고용했다. 미행과 잠복, 증거 수집과 위치 추적까지 탐정의 조사 과정은 어떨까. ‘탐정 25시’는 그들의 생태계로 들어가 비화를 취재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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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가명·16)는 학기 초부터 같은 반 일진 무리에게 찍혔다. 일진 무리는 진아를 반의 조롱거리로 전락시키면서 주변 친구들로부터 그녀가 배제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일례로 국어 시간에서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 용모가 얼금뱅이(곰보)라는 대목을 교사가 설명할 때였는데 갑자기 손을 들어 “진아 얼굴요?”라고 외치는 식이었다. 그러면 다른 학생들의 웃음이 뒤따랐다.

그들은 진아에게 매점 심부름도 시켰다. 거절하면 욕설과 손찌검이 이어졌고, 화장실로 끌고 가 머리채를 잡아 무릎을 꿇리기도 했다. 사물함에는 우유를 쏟고 책상도 뒤엎었다.

진아가 담임교사에게 피해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였다. 이후 교사가 단체 카톡방에 “우리 반에는 학폭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하자, 가해 학생들은 새 카톡방을 만들어 “내일은 진아 맞는 날^^”이라며 협박했다. 학교 측은 모친의 학폭위 소집 요청에도 한 달 넘게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진아가 교사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학폭의 수위만 더 심해졌다.

결국 진아의 어머니는 흥신소장을 찾아가 학폭 사건을 의뢰했다.
수일 동안 학폭 증거를 확보한 탐정은 수업이 끝날 무렵 학교로 찾아갔다. 자신을 진아의 삼촌이라고 밝힌 그는 학폭 피해를 외면한 담임교사를 복도로 불러냈다.

“가해 학생 4명 알지? 싹 다 끌고 나와라.”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여교사가 맞섰지만, 탐정이 꺼낸 ‘한마디’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10분 뒤 교사는 가해 학생 4명을 데리고 복도로 나왔다. 탐정은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약점을 이용했다. 교사마저 꼼짝 못 하게 만든 그의 무기는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일주일 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가해자들이 졸업한 선배들을 동원해 보복하겠다며 진아를 협박한 것. 그런데 보름 뒤 진아를 괴롭히던 무리는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췄다. 탐정은 어떻게 일진을 잡고 엄마의 학폭 복수를 성공시킨 걸까.

(기사 보러가기▶ 교사 찾아가 “일진 다 끌고 와”…탐정 푼 엄마의 ‘학폭 복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165)



학교에 피해를 알린 뒤 더 큰 협박에 시달린 학생은 진아만이 아니었다.
대기업 유통회사 차장인 김성원(47·가명)씨의 딸 이야기다.

연예인을 꿈꾸던 민지(17·가명)는 예술대 진학과 기획사 오디션을 준비하느라 최소 출석 일수만 맞춰 등교하고 있었다. 어느 날 복도에서 처음 보는 여자 선배가 “인사 똑바로 하라”고 쏘아붙였다. 딸이 무시하고 지나가자 뒤에서 “연예인병 걸린 미친X”이라는 욕설이 날아왔다. 그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

2~3학년 남녀 선배들이 쉬는 시간이며 점심때마다 교실로 들어와 동급생들이 보는 앞에서 딸에게 욕설하고 가방을 털어 화장품을 바닥에 팽개쳤다. 손찌검은 기본이고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리기도 했다.

하교 때는 교복도 안 입은 10대들이 배달 오토바이를 끌고 와 딸을 따라다녔다. 그러면서 집 주소까지 알아냈다. 아파트 경비원이 나가라고 했지만, 그들은 단지 내에서 경적을 울리며 소란을 피웠다. 누군지도 모를 다수의 번호로 협박 문자도 하루에 몇 통씩 날아들었다.
김민지 양(17·가명)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 중앙포토

김민지 양(17·가명)이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게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 중앙포토


" 네 부모한테 말하면 오토바이로 네 부모 쳐서 죽일 거. 집에도 불 질러줄게. 어차피 우리 촉법이라서 괜찮음ㅇㅇ. "

어른보다 일진이 더 무섭다. 그게 딸이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였다.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괴롭힘이 더 심해질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결국 사실을 알게 된 김씨가 딸에게 협박 문자를 보낸 번호로 전화해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 학생은 “지금 미성년자를 협박하는 거냐. 경찰 불러줘?”라며 조롱했다.

4월 중순, 김씨 부부는 학교로 가서 딸의 학폭 피해를 신고했다. 그런데 심의위는 30여 명의 가해 학생 중 고작 3명에게 처분을 내렸다. 사태가 가라앉을 거란 생각은 지독히도 순진한 발상이었다.

2024년부터 학폭은 생활기록부에 기록돼 대입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대학 대신 졸업 후 지역 선배를 따라 불법에 뛰어들려는 일진들에겐 이 제재조차 통하지 않는다.

얼마 뒤 인스타그램엔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전신 문신을 한 10대 30여명이 김씨 아파트 동 앞에 우르르 모여 있었다.
피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민지 반 죽여놓는 날^^’

김씨는 친누나의 대학 동창인 현직 부장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답은 충격적이었다.

“해결 못해요. 그냥 유학 보내세요.”

부모는 결국 수소문 끝에 탐정을 찾아왔다.


의뢰 일주일 뒤, 탐정은 경기권 조폭 3명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는 찜찜했지만 결국 딸의 학폭 피해를 해결했다.
하지만 1년 후 상상도 못한 ‘청구서’가 날아왔다.

기사 보러가기▶
“연예인병 죽여^^” 딸 학폭에 조폭 불렀다…그 아빠에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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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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