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소비급감에 가주 포도농가 비상
Los Angeles
2026.09.23 18:00
최근 5년간 판매량 20% 이상↓
포도밭 25% 생산 중단·폐쇄
와인 소비 감소로 판매처를 찾지 못한 가주 포도 농가들이 수확을 포기하거나 포도밭을 철거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한 포도밭에서 농부가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
가주의 와인 소비가 급감하면서 포도 재배 농가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와인용 포도 수확철이 시작됐지만 구매자를 찾지 못한 농가들이 수확을 포기하거나 대대로 가꿔온 포도밭을 없애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
최근 ABC 뉴스에 따르면 와인 판매량은 지난 5년간 2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와인용 포도 가격도 하락하면서 농가들은 수확을 강행해 손실을 감수할지, 포도를 그대로 방치할지, 다른 작물로 전환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가주는 국내 전체 와인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그러나 와인 소비 감소로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포도 재배 면적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주 전역에서 약 500개 농가를 대표하는 얼라이드 그레이프 그로어스의 제프 비터 회장에 따르면 팬데믹 당시 가주의 포도밭은 약 60만 에이커에 달했지만, 현재는 이 중 약 25%가 철거되거나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샌호아킨밸리 로다이 인근에서 3대째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 빌 베리힐(68)은 전체 500에이커 가운데 200에이커에서 생산한 포도의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그는 올해 수확철이 끝나면 포도밭 50에이커를 철거할 계획이다.
와인 시장 침체는 소비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의 와인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와인 판매량은 2020년 4억2700만 케이스에서 2025년 3억2900만 케이스로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와인 판매액도 940억 달러에서 740억 달러로 22% 줄었다.
와인 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세대별 음주 습관 변화가 꼽힌다.
기존 와인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었던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화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건강과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음주를 줄이고 있다.
포도 농가들은 남는 물량을 농축 시럽 제조업체 등에 헐값에 판매하거나 아몬드와 호두, 피스타치오, 올리브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문제는 농가의 피해가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라이드 그레이프 그로어스의 카일 콜린스 운영 매니저는 포도 판매 감소로 농장 근로자의 소득이 줄고 관련 지역 업체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수급 균형 회복과 함께 변화한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영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