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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불 사기당했는데 22만불 세금까지…401(k) 인출금 소득 잡혀 빚더미

Los Angeles

2026.09.2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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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잃고 결국 파산보호도
의회 ‘피해자 두번 울린 법’ 손질
사기범에게 노후자금 60만 달러를 뜯긴 것도 모자라 세금과 벌금으로 22만5000달러를 더 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기범에게 넘어간 돈은 돌려받지 못했지만 직장인 은퇴계좌 401(k)에서 꺼낸 돈이 소득으로 잡혔다. 결국 피해자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금융사기 피해자가 잃어버린 돈에 세금까지 내야 하는 현행 제도를 고치기 위한 법안이 연방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USA투데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로리 플라워스(58·여)는 2022년 온라인에서 알게 된 벨기에 브뤼셀의 한 남성에게 60만 달러를 잃었다.
 
남성은 넉 달 동안 꾸준히 연락하며 신뢰를 쌓은 뒤 미국 사업 계약에 필요한 자금이라며 40만 달러를 빌려달라고 했다. 플라워스는 자신의 401(k) 은퇴계좌를 깨 돈을 송금했다.
 
한 달 뒤 남성은 다시 20만 달러가 부족하다며 손을 벌렸다. 플라워스는 개인대출 두 건까지 받아 추가로 돈을 보냈다.
 
사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은퇴자금을 날린 뒤였다. 충격도 잠시, 피해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401(k)에서 인출한 돈이 과세 대상 소득으로 처리되면서 은퇴계좌 조기인출 패널티 등 국세청(IRS)과 주정부에 내야 할 세금과 관련 부담이 22만5000달러에 달했다.
 
결국 플라워스는 연방 파산법 챕터13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세금 채무 등을 갚기 위해 매달 5690달러를 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앞서 메릴랜드주의 은퇴 심리치료사 주디스 보이빈이 FBI 요원 사칭 사기에 속아 은퇴자금 약 60만 달러를 잃고 세금 약 18만 달러까지 떠안았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문제의 발단은 2017년 세제개편이다. 당시 개인의 재난·절도 피해에 대한 세금 공제가 크게 축소되면서 금융사기로 돈을 잃고도 피해액을 공제받기 어려워졌다. 이 제한은 2025년 세법 개정으로 사실상 영구화됐다.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연방의회도 뒤늦게 세법 손질에 나섰다.
 
연방하원은 지난 15일 ‘금융사기 피해자 세금구제법(H.R. 9500)’을 찬성 408표, 반대 17표로 통과시켰다. 현재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법안이 시행되면 금융사기로 발생한 절도 손실을 세금 계산 때 공제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린다. 특히 사기로 은퇴계좌에서 돈을 꺼낸 피해자에게 조기 인출 추가세 부담을 덜어주는 내용도 담겼다.
 
플라워스가 당한 수법은 이른바 ‘피그 부처링(pig-butchering)’ 사기다. 범죄자가 장기간 친분이나 연애 감정을 쌓아 경계심을 무너뜨린 뒤 거액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시니어를 겨냥한 금융사기 수사를 지원하는 별도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 연방하원은 같은 날 ‘가드법(GUARD Act)’도 찬성 414표, 반대 7표로 통과시켰다. 주·지방 수사기관이 시니어 금융사기와 피그 부처링 수사에 연방 지원금을 활용하고 전문 수사기법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금융사기는 이제 계좌의 돈만 빼앗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은퇴자금을 잃은 피해자가 대출 빚과 세금까지 떠안는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사기범에게 돈을 빼앗긴 뒤 세금까지 떠안는 ‘이중 피해’를 막기 위해 의회가 피해자 구제와 수사 강화라는 두 갈래 대응에 나섰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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