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 메신저·점조직 활용... 하부 실행책 체포에도 최상위 수뇌부 추적 난항
주택 침입· 차량 강탈 등 범죄 양상 흉포화... 신분 세탁·금융 사기 수법도 지능화
주요 항만 검사 강화·401 고속도로 단속... 주요 도로 및 외곽 우회도로 정체 우려
토론토 및 광역토론토(GTA) 전역을 뒤흔든 차량 도난 범죄의 최상위 수뇌부, 일명 '미스터 빅(Mr. Big)'을 추적하는 온타리오주 경경찰 당국의 수사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경찰과 캐나다 국경서비스청(CBSA)이 수백 명의 하부 절도범과 운반책을 체포하며 전면 수사를 펼치고 있으나, 암호화 애플리케이션과 점조직 구조로 숨어든 최상위 총책을 특정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경찰 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차량 절도 조직은 하부 실행책부터 해외 수출 담당자까지 서로의 신원을 알 수 없는 독립된 형태, 즉 '실로(Silo)' 구조로 운영된다. 최상위 총책이 스냅챗, 시그널, 텔레그램 등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대화방을 통해 특정 차종을 지정하면, 하부 실행책들이 선착순으로 명령을 받아 실행하는 방식이다.
점조직 형태의 지능형 수법... 주택 침입부터 '신분 세탁'까지 판쳐
절도범들은 도난한 차량의 GPS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형 쇼핑몰이나 공공 주차장에 수일간 방치하는 일명 '식히기(Cooling off)' 과정을 거친다. 이후 정상 차량의 차대번호(VIN)를 도용해 위장하는 '클로닝(Cloning)' 기법을 통해 온타리오주 내부에서 정상 차량으로 통용시키거나, 대형 컨테이너에 실어 해외로 밀반출한다.
최근에는 고속도로 주변 주차장에서 대형 트레일러에 도난 차량 여러 대를 한꺼번에 실어 몽트리올이나 핼리팩스 항구로 이동시키는 수법이 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유학생 비자 등을 악용해 고가의 차량을 할부로 구매한 뒤 첫 회 납입금만 내고 해외로 차량을 밀반출하는 '금융 사기(Fraud Financing)' 수법까지 기세를 부리고 있어 금융권의 대출 심사 허점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수송로 단속 및 항만 검사 강화... 외곽 도로까지 연쇄 정체 우려
수사당국은 도난 차량의 주요 밀반출 경로인 몬트리올항과 핼리팩스항, 그리고 주요 물류 터미널을 중심으로 모바일 X-레이 검색 및 정밀 검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몬트리올항 한 곳에서만 연간 70만 개가 넘는 컨테이너가 출항하는 만큼 모든 화물을 현장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특히 주요 물류 거점과 401번 고속도로 일대를 중심으로 경찰의 현장 단속과 화물 수송 차량 검사가 집중되면서 주요 수송로의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되고 있다. 단속 차량과 화물 트럭들이 엉키며 발생하는 도로 정체 여파는 광역토론토 전역의 주요 간선도로는 물론 외곽 연결 도로까지 확산되어 당분간 주요 외곽도로 정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강도 범죄로 변질된 차 절도... 단속 넘어 구조적 자금 흐름 차단해야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GTA 지역의 차량 도난 건수는 당국의 집중 단속으로 2023년 3만 3,000여 대에서 2025년 2만 1,000여 대 수준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2019년에 비하면 여전히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범죄의 양상이다. 차량 열쇠를 확보하려 무단으로 주택에 침입하거나 운전자를 위협해 차량을 강탈하는 강력 범죄가 크게 늘며 주민들의 치안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부 실행책으로 투입되는 인원의 연령대가 10대 초반까지 낮아지는 상황에서 현장 체포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 해외 시장의 거대한 수요와 고수익 구조가 유지되는 한 하부 실행책은 끊임없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같은 범죄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항만의 화물 검사 시스템을 정교하게 고도화하고, 금융권과의 데이터 공유를 통해 금융 사기 수법을 선제 차단하는 다각도 조치가 필요하다. 아울러 국제 수사기관과의 실질적인 공조를 통해 최상위 수뇌부의 자금줄을 추적하고 타격하는 정밀한 수사 전략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