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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FOMO

Chicago

2026.09.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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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손헌수

투자에 대한 글을 한번 써야겠다고 마음 먹고 1년쯤 전에 이 글의 초고를 써놓고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당시 써놓은 첫 문단을 최근에 찾아보고 많이 놀랐다.
 
“최근 미국의 주식시장은 역대 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다우지수는 4만을 훌쩍 넘었고 나스닥 지수도 2만 고지를 위협한다. 반면에 한국의 주식시장은 좋지 않다. 5만원대로 곤두박질친 삼성전자 주식을 필두로 고국의 주식시장은 침체기다. 이러다 보니 요즘 고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주식시장보다 미국의 주식시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2026년 9월 말 현재 삼성전자 주식은 30만원 가까이 된다. 저 글을 쓰고 있었을 때 삼성전자 주식 몇 개만이라도 사놓았더라면 지금쯤 다섯 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을 텐데…….
 
‘그때 살 걸.’ ‘왜 나는 그걸 몰랐을까.’ 그리고 그 아쉬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더욱 위험한 생각으로 바뀐다. ‘지금이라도 당장 사야 하는 것 아닐까?’ 이것이 바로 FOMO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나만 뒤처지는 것에 대한 불안’ 정도가 될 것이다. FOMO는 투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좋은 집을 사면 나도 사고 싶고, 친구가 좋은 차를 타면 내 차가 갑자기 초라해 보인다. 누가 해외여행을 가서 사진을 올리면 나도 당장 떠나야 할 것 같고, 친구가 결혼을 하면 옆에 있는 아무하고나 결혼식장을 잡아야 할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나에게 투자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던 연세가 80 가까이 되신 고객분이 계신다. 나는 투자 전문가도 아니고 고객의 투자 판단에 관여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처음에는 선뜻 도와드리지 않았다. 그러나 워낙 강하게 원하셔서 결국 그분의 전화기로 주식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그분은 처음에는 돈을 벌었다고 자랑을 하셨다. 그러나 언제쯤인가 본인이 손실을 본 것을 인정을 계속 안하시더니, 최근에야 결국 사업을 위해 정부에서 빌렸던 자금까지 투자에 사용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고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나만 빼고 온통 돈 번 사람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투자에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수익을 자랑하지만 실패한 사람은 자신의 손실을 자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순간, 사람들은 당신을 시기하거나 미워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당신에게 기부를 요청하고 당신에게 밥을 사라고 하고 당신은 좀 손해 보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더 위험한 것은 누군가는 당신에게 사기를 치거나 돈을 뺏으려고 계획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승장이 오래 지속될수록 FOMO가 시작된다. 투자를 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저축과 장기적인 투자는 평범한 사람이 자산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다만 투자와 조급함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남들이 돈을 벌었다는 이유로 투자할 필요도 없고, 오늘 사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처럼 서두를 필요도 없다. 세상에는 우리가 놓친 주식도 많지만 앞으로 찾아올 기회도 그만큼 많다. 삼성전자가 다섯 배 올랐다고 해서 내가 다섯 배의 돈을 잃은 것은 아니다. 내가 사지 않았던 주식이 열 배 올랐다고 해서 마치 열 배를 잃은 것처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5만원대로 곤두박질쳐도 1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 않은 나는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 않을 확률이 크다. 내가 벌지 못한 돈을 잃어버린 돈으로 착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조급해지고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하며 무리한 투자를 시작한다.  
 
투자에서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남보다 늦는 것이 아니다. 남보다 늦을까 두려워 조급하게 서두르는 나 자신이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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