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족·추억 위해 재무목표 양보 59% “삶 즐기는 것이 재정적 성공” 주택 보유 성공 기준은 불과 27% Z세대·밀레니얼 ‘라이프맥싱’ 확산
일상의 행복감을 위해 재테크를 늦춰도 된다는 여론이 젊은층에서 지배적이었다.
돈을 최대한 모으고 투자하는 것보다 여행과 가족, 소중한 경험을 위해 재무 목표 달성 속도를 늦추겠다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돈과 현재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이른바 ‘라이프맥싱(lifemaxxing)’이 새로운 재테크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금융서비스업체 소파이(SoFi)가 지난 7월 국내 성인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을 하고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재무 목표 달성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오차범위는 ±1.53%포인트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무엇인가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의미의 ‘맥싱(maxxing)’이 유행하고 있다. 휴가일을 최대한 활용하는 ‘PTO 맥싱’, 섬유질 섭취를 극대화하는 ‘파이버맥싱’에 이어 저축과 투자, 소득을 극대화하는 ‘머니맥싱(moneymaxxing)’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상당수 미국인은 돈 자체를 극대화하기보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라이프맥싱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월시 소파이 재무설계 책임자는 핵심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돈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구입이나 은퇴자금 마련 같은 장기 목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속 준비하면서도 가족행사와 여행, 콘서트 등 현재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험에도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미국인이 생각하는 ‘재정적 성공’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조사에서 59%는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을 재정적 발전의 기준으로 꼽았다. 반면 전통적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던 주택 보유를 성공의 기준으로 꼽은 비율은 27%에 그쳤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이런 변화가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주택가격 상승과 학자금 부채, 물가 상승을 간신히 따라가는 임금 등 현실적인 경제 여건도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Z세대와 밀레니얼이 전통적인 재무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두 세대의 62%는 편안한 은퇴를 원하지만 실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비율은 46%에 그쳤다. 63%는 빚 없는 생활을 원했지만 이를 달성할 자신이 있다는 응답은 55%였다.
내 집 마련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났다. 67%가 주택 소유를 원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비율은 62%였다.
라이프맥싱에도 위험은 있다.
여행이나 결혼식, 콘서트 등 경험을 위해 무리하게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현재의 행복을 위해 미래의 재정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약 3명 중 1명이 사교·가족·기념행사에 참여하거나 행사를 열기 위해 빚을 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