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론유사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사용한 뒤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해당 약물과 희귀 시신경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역방송 WSB-TV 채널2 액션뉴스는 네 자녀의 아버지인 에드 길렌이 GLP-1 계열 주사를 사용한 뒤 시력을 잃었다며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조지아 고속도로 관련 업무에 종사하며 소프트볼 코치로도 활동해온 길렌은 처음에는 눈앞에 작은 부유물이 떠다니는 것 같은 증상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토요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눈에 작은 점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여러 차례 의사를 찾았지만 결국 시야가 완전히 어두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런 경고 신호도 없었고 통증도 없었다”며 시력 손상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고 말했다.
길렌이 진단받은 질환은 비동맥염성 앞허혈시신경병증(NAION)이다. 이 질환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시신경이 손상돼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일종의 ‘눈의 뇌졸중’ 또는 ‘시신경 뇌졸중’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길렌은 혈당 관리를 위해 약 1년 동안 GLP-1 계열 주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의 다른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WSB-TV는 지난 7월에도 조지아 여성 다이앤 워스의 사례를 보도했다. 워스는 GLP-1 주사를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한쪽 눈이 법적으로 실명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워스 역시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이 약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길렌과 워스의 소송을 포함한 유사 사건들은 필라델피아 법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며, 원고 측은 제조사가 드물지만 심각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을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GLP-1 의약품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이 같은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자체 연구를 실시했지만 NAION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국(FDA)도 GLP-1 계열 약물과 NAION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FDA는 부작용 감시 시스템을 통해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을 포함한 여러 GLP-1 계열 의약품과 관련해 NAION을 ‘잠재적인 심각한 위험 신호’로 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