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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못생긴 송편

Los Angeles

2026.09.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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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린 시절 추석을 앞두고  
 
어머니와 누나가 송편을 빚으면  
 
나는 수염을 뽑듯 솔잎을 따왔다.
 
 
 
가마솥 헝겊 요 위에 송편이 누우면  
 
춥지 않게 솔잎 이불을 덮어주었지.
 
 
 
아궁이 속 솔가지 타오르고  
 
마침내 솥뚜껑을 열어젖히면  
 
가을 소나무 향이 온 집안에 진동했다.
 
 
 
김 서린 얼굴마다 새겨진 솔잎 문신  
 
옆구리가 툭 터진 못생긴 송편들,  
 
솔향에 이끌려 한 입 베어 문다.
 
 
 
투박하고 담백한 껍질 속  
 
깨와 콩은 웬걸, 참 달콤하고 고소했다.
 
 
 
문득 그 시절 그 맛이 그리워  
 
유튜브를 켜고 송편을 빚는 오후,  
 
내 속내를 읽은 아내의 웃음소리가  
 
솔바람처럼 뒷마당을 건너온다

윤덕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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