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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어느날 문득

Los Angeles

2026.09.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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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쨍하던 여름날이
 
소리 없이 온갖 꽃을 피우더니
 
어느 날 문득 사라져 가면
 
내 맘에 어느새 어영부영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겠지.
 
 
 
10년은 인생 문턱, 20년은 애틋한 어미, 30년은 백발 할머니였네
 
이제 붉은 황혼이 나를 에워싸면
 
나는 무엇이 되어 있으려나.
 
 
 
가시처럼 주렁주렁한 인연 때문에
 
울어도 웃어도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
 
이제 어느날 문득 두 손을 모으니
 
지치고 힘들 땐 내 어깨에 기대렴
 
난 언제나 네 곁에 있단다.
 
 
 
허망하게 가버린 세월일랑
 
황혼은 불타는 정열로 아름답고
 
어미는 애틋해서 사랑스럽고
 
인생은 하늘과 맞닿아 애절한 것을
 
어느 날 문득 온 세상이 찬란한 것을
 
흔들흔들 한 송이 들꽃마냥
 
피었다가 사라져 가고 있구나.

린다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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