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부른 노래 제목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동댕이쳐진 충격에 자기 이름조차 잃어버리고도 여전히 그 사람 주위를 맴돈다는 애절한 가사의 노래가 바로 134340이다.
국제천문연맹 총회는 3년마다 열리는데 2006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제26차 정기총회 때 명왕성의 태양계 행성 지위를 박탈하고 왜소행성으로 분류했다. 134340이란 번호는 천문학에서 새로 소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을 지칭한다. 비록 왜소행성으로 그 지위가 강등되기는 했지만, 그 천체의 이름은 여전히 명왕성이다. 방탄소년단은 버림받은 사람의 애절한 심정을 퇴출당한 명왕성을 빗대어 노래했다.
1883년 동방에 있는 은둔의 나라 조선을 방문하여 국빈 대접을 받았던 미국인 외교관이자 천문학자였던 퍼시벌 로웰은 한국에 처음으로 사진기를 소개한 사람인데 나중에 개인재산을 털어 애리조나주에 자신의 이름을 딴 로웰 천문대를 지었다. 그는 자기 천문대에서 화성을 집중적으로 관측했는데 그가 죽은 후 1930년 로웰 천문대에서 일하던 클라이드 톰보가 한동안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었던 명왕성을 발견했다.
어릴 때부터 밤하늘을 좋아했던 톰보는 자기가 직접 만든 카메라로 천체 사진 촬영에 성공하자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러 로웰 천문대에 찾았다. 퍼시벌 로웰이 죽은 지는 이미 십수 년이 흘렀지만, 톰보는 로웰 천문대에서 일자리를 얻어 잔심부름부터 시작한 지 채 일 년도 안 돼서 명왕성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이미 강대국이 된 미국은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클라이드 톰보의 명왕성 발견으로 천문 분야에서도 큰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발견 당시 태양계의 최외곽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그렇게 미국 천문학의 자존심이었다.
퍼시벌 로웰은 생전에 천왕성과 해왕성의 중력 관계를 연구하다가 해왕성 외곽에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는데 나중에 합류한 클라이드 톰보가 천체 사진을 분석하다가 명왕성을 발견했다. 새로 발견된 행성의 이름은 영국의 초등학생 소녀가 제한한 Pluto가 채택되었는데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춥고 어두운 것이 로마 신화에서 죽음의 신 Pluto의 이미지와 어울려서다. 동양에서는 한자 문화권에서의 죽음을 관장하는 명왕으로 번역되어 명왕성이라고 지어졌다.
방탄소년단 노랫말에도 나오는 소행성 에리스가 발견된 것은 2005년으로 미국인 천문학자였던 마이클 브라운은 에리스 말고도 카이퍼 벨트 대에 널린 여러 소행성을 찾아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명왕성을 태양계의 행성으로 보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 퇴출의 원인 제공자인 마이클 브라운에게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라는 제명의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마이클 브라운이 나중에 발견한 에리스가 명왕성보다 질량이 좀 더 크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에리스도 태양계의 열 번째 행성으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2006년에 열린 총회에서 행성의 조건을 다시 정해서 명왕성은 물론 더 무거운 에리스까지 왜소행성으로 분류했다. 왜소행성이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질량이 어느 정도 돼서 구체의 모양은 갖췄지만, 자신의 공전 궤도에 있는 작은 천체를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소행성을 말한다. 화성과 목성의 궤도 사이에 퍼져 있는 소행성대에 자리한 세레스, 해왕성 너머에 있는 명왕성,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 등 총 5개의 왜소행성이 발견되었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