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가주에서 비교적 저렴한 주택시장으로 꼽혔던 인랜드 엠파이어에서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오랫동안 LA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 등 해안 지역보다 집값이 낮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인식됐다. 대신 긴 출퇴근 시간과 더운 날씨를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공공정책연구소(PPIC) 보고서에 따르면 인랜드 엠파이어에서도 주택 구입과 렌트 부담을 큰 문제로 보는 주민이 크게 늘었다.
PPIC가 가주의 지역별 주요 관심사를 분석한 결과, 샌버나디노·리버사이드·컨 카운티에서는 주민 60% 이상이 주거비 부담을 “큰 문제”라고 답했다.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샌버나디노 동부 지역은 17%포인트, 리버사이드 서부 지역은 12%포인트, 컨 카운티는 22%포인트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릭 맥기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이주 흐름이 인랜드 엠파이어의 주거비 압박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주민들이 더 저렴한 집을 찾아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로 이동하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초 이후 LA카운티의 중간 주택 가치는 35% 오른 반면,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48%,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50% 상승했다.
렌트 부담도 빠르게 커졌다.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광역권의 원베드룸 중간 렌트는 2022년 1306달러에서 올해 1959달러로 올라 4년 사이 약 50% 상승했다.
리버사이드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예전에는 렌트보다 집을 사는 것이 더 싸면 사람들이 집을 샀지만, 지금은 모기지와 렌트가 모두 오르고 있어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안 지역에서 더 먼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는 올해 샌디에이고에 직장을 둔 가족에게 헤멧의 주택을 판매한 사례를 언급하며, 교통 상황이 좋아도 약 2시간이 걸리는 출퇴근을 감수하는 구매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주거비 상승은 특히 고정수입으로 생활하는 은퇴자와 장기 렌터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세입자는 현재 시장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기존의 저렴한 렌트 아파트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부 LA 지역에서는 주거비를 큰 문제로 보는 응답 비율이 2020년보다 낮아졌다. 최근 몇 년간 LA 지역 렌트가 비교적 정체되거나 일부 하락한 흐름과도 맞물린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물류 산업 성장으로 일자리가 늘었지만, 해당 일자리 상당수는 주택 구입을 감당하기에는 충분한 임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UC리버사이드의 2022년 연구에서는 인랜드 엠파이어 가구 중 중간 가격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비율이 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4년 기준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 카운티 모두에서 가구의 41% 이상이 소득의 30% 넘게 주거비로 지출하는 ‘주거비 부담 가구’로 분류됐다.
한때 더 싼 집을 찾아 이주하던 지역이었던 인랜드 엠파이어가 이제는 주민들에게 또 다른 주거비 불안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