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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으론 우동 한 그릇도 못 먹는다…공항 밥값 비싼 이유

중앙일보

2026.09.25 17:34 2026.09.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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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식당가.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식당가. 뉴스1


공항 식당과 카페들이 매출의 30%가 넘는 금액을 임대료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매장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내고 있어, 높은 임대료 부담이 결국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 식음료 매장의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은 8659억원, 임대료는 276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은 평균 31.9%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이 발생한 96개 매장 가운데 임대료 비중이 40% 이상인 곳은 28곳이었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낸 매장도 10곳에 달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던킨도너츠는 매출의 65.6%를 임대료로 부담했고, 제주공항 국내선 엔제리너스와 오가다는 각각 59.2%, 58.4%를 기록했다.

개별 입주업체의 부담도 상당했다. 김포공항의 한 입주업체는 지난 7월 매출의 36%를 매출 연동 임대료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월 매출이 6000만원을 넘었지만 이 가운데 2000만원 이상이 임대료로 빠져나갔다. 여기에 기본전대료와 전기료, 냉난방비, 공용소모품비, 인건비, 카드수수료 등도 별도로 부담해야 했다.

일반적인 특수상권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창업 정보 플랫폼 점포가이드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병원 등 특수상권의 임대 수수료는 통상 매출의 10∼20% 수준이다.

공항 임대료가 높은 배경으로는 경쟁입찰과 다단계 계약 구조가 꼽힌다.

한국공항공사가 경쟁입찰을 통해 영업시설 운영업체를 선정하면, 해당 운영업체가 다시 개별 입주업체와 계약을 맺고 매출 연동 임대료 등을 받는 방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운영업체에 임대료를 부과하고, 운영업체는 다시 입주업체에서 비용을 받는다. 개별 입주업체에 적용되는 임대료율은 공항공사가 직접 정하지 않는다.

한 운영업체 관계자는 “입주업체에 대한 수수료는 운영업체가 정한다”면서도 “입주업체에서 받는 수수료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공항 측에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 측도 운영업체에 부과하는 임대료율은 입찰 결과 등에 따라 업체별로 다르게 결정된다고 밝혔다.

높은 임대료 부담과 함께 공항 내 음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일 매장·메뉴 기준으로 청주공항 비빔밥 가격은 1만1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4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청주공항 돈가스는 1만1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36.4% 올랐고, 울산공항 라면은 5000원에서 6500원으로 30%, 김포공항 우동은 8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29.4% 상승했다.

공항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식사비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불만도 나온다.

최근 김포공항을 이용한 직장인 이모(26)씨는 “비행기를 타기 전 밥을 먹으려 했는데 가격이 상상 이상이었다”며 “결국 굶고 여행지에 도착한 뒤 먹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항이 유동 인구가 보장되는 대신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특수상권인 만큼, 임대료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매출의 30%를 넘는 임대료는 업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며 “가격이나 서비스 조정을 통해 비용 일부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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