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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女 살해 후 집에 불지른 범인…피해자 언니 전 남친이었다(‘용감한형사들5’)

OSEN

2026.09.25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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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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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용감한 형사들5’가 현장에 남겨진 기이한 흔적을 단서로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연출 이지선) 22회에는 양일모 경감, 류승준 경감, 성정아 법의관, 박미옥 전 형사, 황민구 박사가 출연해 끈질긴 수사 끝에 밝혀낸 사건의 전말과 수사 과정에서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첫 번째로 소개된 사건은 그해 서울에서 발생한 첫 살인사건이었다. 현장을 담당했던 형사는 “현장이 굉장히 특이했다. 범인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사건은 주택가의 한 빌라 반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소방대원들이 잠겨 있던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해 불을 끄던 중 작은방 침대 위에서 23세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피해자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숨진 상태였으며, 사인은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현장을 수색하던 형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곳곳에 남겨진 두루마리 휴지였다. 피해자의 양손목을 비롯한 신체 여러 부위에 휴지가 여러 겹 접히거나 감긴 채 놓여 있었고, 방 안에서도 풀어진 휴지가 발견됐다.

화재가 시작된 장소는 피해자가 발견된 침대였다. 형사들은 범인이 휴지 등을 이용해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현관문까지 잠겨 있었다는 점에서 피해자가 별다른 의심 없이 집 안으로 들였을 가능성이 높은 면식범에 수사 초점을 맞췄다.

당시 피해자는 네 살 위 언니와 함께 단둘이 살고 있었다. 두 자매에게는 각각 남자친구가 있었고, 언니의 전 남자친구와 피해자의 남자친구 역시 서로 알고 지내던 동네 친구 사이였다.

특히 사건 당일 오전 피해자의 집을 찾아온 남성이 있었다. 바로 피해자 언니의 전 남자친구인 23세 박 씨(가명)였다. 박 씨는 전 여자친구가 집에 있을 것으로 생각해 오전 10시께 찾아갔지만 인기척이 없어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이후 저녁 7시께 귀가하기 전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형사들은 그의 행적에서 약 9시간의 공백을 발견했다. 뚜렷한 설명 없이 지나간 시간이 길었던 만큼 수사팀은 박 씨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장례가 끝난 뒤에는 새로운 진술이 나왔다. 사건 당일 피해자의 언니와 함께 있었던 친구가 “아침에 박 씨가 찾아와 화가 난 듯 대화를 나눴다”고 증언한 것. 박 씨가 애초부터 전 여자친구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형사들은 박 씨를 다시 불러 범행 당일 행적을 확인하는 한편 당시 입었던 옷을 확보했다. 줄곧 같은 진술을 반복하던 박 씨는 옷을 제출한 다음 날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왔고, 결국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박 씨는 전 여자친구와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으며, 피해자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하는 말을 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씨의 주장에 곽선영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현장에 남겨져 있던 휴지의 정체도 밝혀졌다. 박 씨는 불을 빠르게 붙이기 위해 휴지를 곳곳에 배치했고, 벌레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우울증과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으나 최종적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가스라이팅’을 주제로 심리적 지배가 어떻게 범죄로 이어지는지 들여다봤다. 2022년 한 성매수 남성의 신고로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신고자는 한 여성의 몸에서 심각한 상처를 발견한 뒤 피해자를 설득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결과 피해 여성을 폭행한 사람은 남편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언니, 그리고 그 언니의 남편까지 모두 3명이었다. 이들은 피해 여성을 지속적으로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로 성매매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과 가해 여성의 관계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직장 생활을 하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가족보다 서로를 의지할 만큼 깊은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피해자의 첫 번째 결혼을 계기로 관계는 뒤틀리기 시작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이혼을 부추겼고, 피해 여성과 아이를 자신의 집에 들인 뒤 생활비와 집안일 등을 요구하며 삶의 전반을 통제했다. 피해자의 월급을 가져가는가 하면 자신의 가족이 사망하자 그 책임까지 피해자에게 돌리며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급기야 성매매까지 강요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할 때마다 빚과 가족의 죽음을 언급하며 죄책감을 자극했고, 협박까지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약 3년 동안 계속됐으며,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돈만 약 5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한 차례 도망치기도 했지만 다시 붙잡히면서 더욱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에 아이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지면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 성매수 남성이 피해자에게 도움을 제안했고, 피해자는 이를 계기로 마침내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박미옥 전 형사는 이들의 관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상황까지 가는 것이 단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스며들듯이 그들이 내 심리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구 박사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또 다른 사례를 통해 가스라이팅의 또 다른 모습을 짚었다. 한 20대 여성이 아버지의 외도 증거를 찾아달라며 사진과 영상을 들고 황 박사를 찾아온 것.

여성은 사진 속 일부 형상을 아버지의 내연녀라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분석 결과 실제 사람의 손이나 얼굴이 아닌 사물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배경에는 오랜 기간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온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딸에게 지속적으로 아버지의 외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성인이 된 딸 역시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었다. 반복되는 말과 의심이 결국 타인의 판단을 자신의 확신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셈이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일상에서 가스라이팅을 구분할 수 있는 위험 신호도 짚었다. 단순히 상대방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상대가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도록 만들기 시작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내가 너 걱정돼서 그러는데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마”,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나 아니면 누가 이런 얘기를 해주겠어”처럼 상대를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게 하거나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통제하려는 행동 역시 경계해야 할 신호로 꼽았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본인이 파악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 가스라이팅 사건”이라며 주변 사람들이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피해자가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미옥 전 형사 역시 “주변에서 알아채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사진] 방송 캡처


강서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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