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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면 바보” 대학가 점령한 AI…대학생 성적은 구독료순?

중앙일보

2026.09.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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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하는 모습. AP=연합뉴스

AI를 활용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사회학 전공 대학생 김모(23)씨는 올해 생성 인공지능(AI)인 챗GPT 유료 서비스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 범위에 포함된 강의 자료를 AI에 넣어 요약하게 하고, 예상 문제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다시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과제를 쓸 때는 관련 자료를 찾고 목차를 짜는 데도 AI를 활용한다. 월 200달러인 ‘프로’ 버전을 써서 비용이 부담되지만, 김씨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서 과제나 시험공부를 할 때 유료 AI를 안 쓰면 ‘바보’라고 한다. 부담은 되지만 사용량이나 기능에 거의 제한이 없는 가장 높은 단계의 유료 서비스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생성 AI가 대학생들의 ‘필수 학습 도구’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교육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제·보고서 작성은 물론 논문 검색과 요약, 번역, 코딩, 시험공부까지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어떤 AI를 얼마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느냐가 학업 성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서는 무료 AI보다 성능과 사용 한도가 높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생성 AI는 무료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최신·고성능 모델이나 일부 고급 기능을 이용하려면 비용을 내야 한다. 서비스에 따라 월 수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고, 용도에 따라 여러 AI를 함께 구독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학생들도 이를 체감하고 있다. 대학생 이현지(22)씨는 “간단한 질문은 무료 AI로도 충분하지만 논문이나 긴 자료를 분석하거나 중요한 과제를 할 때는 유료 AI가 낫다고 느낀다”며 “친구들끼리도 ‘이건 어느 AI가 낫다’는 식으로 정보를 공유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 같은 기기의 차이가 있었다면 지금은 어떤 AI를 구독하고 있는지가 성적을 좌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유료와 무료 서비스 간 기능·성능 차이가 벌어지면서 입시에서 나타나는 사교육 격차와 유사한 문제를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은 여러 유료 AI를 구독해 목적에 따라 골라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무료 서비스의 사용량과 기능 안에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AI 활용이 학업의 ‘기본값’이 될수록 접근성의 차이도 커질 수 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료 AI로 공부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고, 과제물을 만드는 데 있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에 성적 격차가 날 수밖에 없다”며 “성적 격차가 나아가 소득 격차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남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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