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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3살女에 소주 사준 ‘비둘기 아저씨’…성관계 미끼 된 ‘이것’

중앙일보

2026.09.26 14:00 2026.09.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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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비둘기공원 인근에서 10대 청소년들에게 술을 대신 구매해주며 이른바 ‘비둘기 아저씨’로 불린 5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수고비를 받고 술·담배 등을 사 미성년자에게 전달하는 대리구매가 소셜미디어(SNS) 등을 기반으로 확산하고 있어 적극적인 단속과 예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 유해물질 대리구매는 대면 거래를 넘어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은 청소년 유해물질 대리구매 범행을 도식화한 인공지능 이미지. 퍼플렉시티

청소년 유해물질 대리구매는 대면 거래를 넘어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사진은 청소년 유해물질 대리구매 범행을 도식화한 인공지능 이미지. 퍼플렉시티


27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시흥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50대 남성 박모씨를 검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 박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1시쯤 시흥시 은행동 비둘기공원 인근의 한 편의점에서 13세 여학생을 비롯한 2명의 부탁을 받고 소주 등 술 5병을 대리 구매해준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난장판을 해놨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한 여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박씨의 대리구매 사실을 인지했다. 경찰은 학생들이 평소 박씨를 비둘기 아저씨로 불렀으며 전화번호를 갖고 있었단 점을 확인하고 조사를 벌여 박씨가 이 일대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수차례 술·담배 대리구매를 해 줬단 사실을 파악했다.

27일 기준 X에서 '댈구'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술과 담배 등을 대리구매하는 게시글을 다수 볼 수 있다. SNS화면 캡처.

27일 기준 X에서 '댈구'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술과 담배 등을 대리구매하는 게시글을 다수 볼 수 있다. SNS화면 캡처.


박씨처럼 청소년에게 술·담배를 대신 사주는 행위는 청소년보호법 28조(청소년유해약물등의 판매·대여 등의 금지)에 저촉되고, 처벌 수위도 최대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으로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X(옛 트위터) 등 SNS 등을 통한 대리구매 사례는 갈수록 빈번해지는 추세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실제 X에서 ‘댈구’(대리구매)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연초 1갑당 (수고비) 1500원, 술·액상담배 1000원, 전자담배기기 2000원’ 등 품목별 수수료를 올려놓고 쪽지로 주문을 받는 게시물을 흔히 볼 수 있다. ‘고1 담배 댈구 구해요’ ‘댈구 필요한 사람 있음? 몇천원 몇만원으로 사기칠 생각 없고 도와주려는 거니 수고비는 개당 1000원만 받을게’ ‘담 뚫어줄사람 구’와 같은 글도 눈에 띄었다. 당장 돈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경우 ‘댈구 신용 되는 곳 있나요’ 등 후불을 받아주는 대리구매자를 찾기도 한다.

대리구매는 구매 희망자가 SNS 다이렉트 메시지(DM)나 오픈 채팅방에서 담배·주류의 종류와 수량을 문의하고 물품비와 수수료를 송금하면 대리구매자는 물품을 구입한 뒤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근 편의점 반값 택배로 대리구매 범위가 넓어졌고, 물건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무인택배함도 자주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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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댈구’ 미끼로 여중생과 성관계…2차 범죄 우려


대리구매시 편의점 반값택배와 무인택배함 등이 흔히 이용된다. 거래 범위도 넓고 들키지 않을 수 있어서다. SNS화면 캡처

대리구매시 편의점 반값택배와 무인택배함 등이 흔히 이용된다. 거래 범위도 넓고 들키지 않을 수 있어서다. SNS화면 캡처


문제는 이런 대리구매가 성범죄·사기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위험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구속기소)이 채팅앱으로 알게 된 여중생에게 담배를 사주겠다고 접근한 뒤 2024년 10월부터 약 1년간 세종 등의 숙박업소와 차량에서 2~3차례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지난해엔 여중생에게 담배를 대리구매 해준 뒤 수수료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의 차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몇 분 동안 봐달라고 요구한 남성이 경상남도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비대면 거래의 경우 사기 위험도 크다. ‘사기 계정인가요? ㅈㅂ(제발) 알려주세요’ ‘저도 7만4000원 사기당했어요’ 등 도움을 요청하는 온라인 게시글도 줄을 잇는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특별사법경찰을 중심으로 방학 기간 기획단속을 통해 대리구매자와 2차 범죄 등을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발생 건수에 비해 수사 인력도 적고, 과정도 쉽지 않아 적극적인 예방 교육 등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청소년 관련 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경찰 관계자는 “SNS 대부분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협조를 받기 어렵고, 일일이 모니터링 후 집중적으로 추적해야 하는 등 수사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불법 거래에 연루된 청소년들은 2차 범죄 피해를 봐도 선뜻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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