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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너무 비싸”…미국인, 신차 안 사고 계속 고쳐 탄다

중앙일보

2026.09.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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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새크라멘토에서 차량들이 50번 고속도로를에 진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새크라멘토에서 차량들이 50번 고속도로를에 진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차 가격·대출 금리 상승에 교체 미뤄…부품·정비 ‘애프터마켓’은 커져

미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평균 연령이 사상 처음 13년으로 높아졌다. 신차 가격이 오른 데다 자동차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차량 교체를 미루고 기존 자동차를 더 오래 타면서다. 신차 판매에는 부담이지만 자동차 부품과 정비업체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에서 운행 중인 승용차와 경트럭의 평균 연령은 13년으로 집계됐다. 2024년 12.6년, 지난해 12.8년에서 다시 높아졌다. 미국 자동차의 평균 연령은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2008년 10.4년이었던 평균 연령은 2014년 11.4년, 2021년 12.1년, 2024년 12.6년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차량이 늙어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신차 구입 부담이 꼽힌다. 최근 수년간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자동차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새 차로 교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커졌다. 자동차 내구성이 개선돼 기존 차량을 예전보다 오래 탈 수 있게 된 것도 교체 주기를 늘리는 요인이다.

특히 승용차의 노후화가 두드러진다. 미국 교통통계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올해 승용차의 평균 연령은 약 14.1년으로 추정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등 경트럭으로 소비자 선호가 옮겨가면서 기존 승용차가 상대적으로 오래 도로에 남아 있는 영향이다.

차량 교체가 늦어지면서 자동차 관련 소비의 중심도 바뀌고 있다. 신차를 구매하는 대신 기존 차량을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수요가 늘면서 자동차 애프터마켓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통상 출고 후 6~14년 된 차량을 부품 교체와 정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스위트 스폿’으로 본다. 현재 미국 도로에는 이 연령대 차량이 1억1000만대 이상 운행되고 있으며 전체의 약 38%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2028년 약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 중고차가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한 자동차 대리점에 중고차가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차량이 오래될수록 엔진과 전기계통, 냉각장치 등의 수리 수요도 커진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소비지출 분석에서도 11~15년 된 차량은 엔진 튠업과 전기·배기·냉각계통 수리에 대한 지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장비·액세서리에 대한 지출 역시 차량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완성차 업체에는 차량 교체 주기의 연장이 부담이다. 소비자가 기존 차량을 1~2년 더 운행하면 신차 구매 시점도 그만큼 늦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자동차 부품업체와 정비업체에는 노후 차량 증가가 새로운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차량이 도로에 남아 있는 동안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차종이 세단에서 SUV와 픽업트럭 등으로 이동한 것도 애프터마켓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대형 차량은 일반적으로 소형차보다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과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차량이 오래될수록 부품업체에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차량이 지나치게 노후화하면 소비자가 큰돈을 들여 수리하기보다 폐차를 선택할 수 있다. 차종별로 필요한 부품도 달라 재고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

미국의 ‘13년 자동차’는 단순히 차량 수명이 길어졌다는 의미를 넘어 소비 패턴의 변화를 보여준다. 비싼 신차와 높은 금융비용에 직면한 소비자들이 새 차로 교체하기보다 기존 차량을 더 오래 사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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