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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상온서 그래핀 직접 성장 기술 개발

중앙일보

2026.09.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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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김호섭 박사(왼쪽)와 남수현 연구원이 그래핀이 입혀진 기판을 들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김호섭 박사(왼쪽)와 남수현 연구원이 그래핀이 입혀진 기판을 들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김호섭 박사 연구팀이 기존 스퍼터링 장비를 개조해 별도의 가열 과정 없이 상온에서 그래핀과 그래파이트 박막을 기판 위에 직접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퍼터링은 코팅할 재료의 원자를 떼어내 기판 표면에 쌓아 얇은 막을 만드는 기술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등에 활용된다. 그러나 탄소를 스퍼터링 방식으로 증착하면 원자 배열이 흐트러져 규칙적인 구조의 그래핀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스퍼터링 과정에서 이동하는 탄소 입자의 흐름과 거동을 분석해 그래핀 구조 형성을 방해하는 원인을 찾고, 탄소 입자의 배열 조건을 조절하는 직류(DC) 기반 ‘K-sputtering’ 장치와 공정을 개발했다.

핵심은 기판의 결정 방향을 따라 탄소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며 성장하는 ‘에피택시(Epitaxy)’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한두 겹의 얇은 그래핀부터 여러 층이 쌓인 그래파이트까지 별도의 가열 없이 상온에서 직접 성장시켰다. 연구팀은 조사한 범위에서 스퍼터링 방식으로 이 같은 에피택시 성장을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기존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은 고품질 그래핀을 만들 수 있지만 고온 공정이 필요하고, 만들어진 그래핀을 다른 소재 위로 옮기는 전사 공정이 뒤따른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한 장비 안에서 금속과 그래핀을 번갈아 증착할 수 있어 전사 공정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인천대학교 김준호 교수팀, 경북대학교 이세희 교수팀과 함께 라만분광법과 원자힘현미경(AFM), 투과전자현미경(TEM), 결정 방향 분석(EBSD) 등을 활용해 박막 구조와 특성을 분석했다.

KERI는 이번 기술을 구리와 그래핀을 반복적으로 적층하는 복합도체 제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손실과 열 발생을 줄이는 전기차 모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등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김호섭 박사는 “스퍼터링 방식으로도 탄소 원자가 규칙적으로 정렬된 그래핀계 박막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장비를 대형화하고 연속 생산 방식으로 발전시켜 구리와 그래핀을 적층한 전력기기용 복합도체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표면·코팅 분야 국제학술지 ‘Surface & Coatings 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3건과 국외 특허 1건도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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