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 가운데 세종시의회는 공무원 봉급 인상률보다 높은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신도시에서 조치원읍을 잇는 도로. 도로를 확장했지만 예산이 없어 BRT버스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월정수당 8.9%인상안에 의견 모아
27일 세종시와 세종시의회 등에 따르면 세종시 의정비심의위원회(위원회)는 최근 3차 회의를 열고 시의원 월정수당 인상률(안)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전체 재적 위원 10명 가운데 8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심의위원들은 내년에 시의원이 받는 봉급(월정수당+의정활동비) 가운데 월정수당을 올해보다 최고 8.9%올리는 안에 찬성했다. 이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 공무원 봉급 인상률(안) 3.9%의 2배가 넘는다. 이렇게 되면 내년도 세종시의원 월정수당은 현재 3801만원에서 4141만 원으로 340만원 오른다. 위원회는 시의회 나머지 임기 3년 동안은 공무원 봉급 인상안만큼 월정수당을 올리기로 했다. 심의위원들은 “세종시의원이 광역의원 신분이면서도 사실상 기초의원 역할까지 하는 데다, 전국 16개 광역(시·도)의회 중에서는 금액이 가장 적기 때문에 올려야 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평균 광역의원 1인당 의정비는 연간 4429만원이다. 또 최고인 경기(5290만원)가 최저인 세종(3801만원)보다 1489만원(39.2%) 많다. 하지만 실제 의원들이 받는 돈은 여기에 의정활동비(연간 2400만원·전국 공통)를 더해야 한다. 게다가 지방의원은 국회의원과 달리 겸직도 허용된다.
세종시의회 전경. 중앙포토
━
월정수당 인상안 공청회 개최 이후 확정
위원회는 다음달 19일이나 21일 중 세종시청에서 시민공청회를 연 뒤 4차 회의에서 월정수당 인상안을 확정키로 했다. 위원회가 인상한 월정수당이 실제로 집행되려면 시의회가 관련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또 세종시장은 의회가 의결한 특정 조례안에 대해 공포를 거부하며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이날 수당 지급 기준을 정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원 의정 활동비 결정 관련 의결 정족수는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의결정족수는 7명인데, 이런 인상안에 찬성한 위원은 6명이었다.
세종시 집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수영장. 예산이 없어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
돈 없는 세종시, 자투리땅 팔아 재원 충당 검토
이런 가운데 세종시는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세종시 재정난의 핵심 요인으로는 취득세 감소가 꼽힌다. 취득세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2021년 3338억원에서 내년엔 1421억원으로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하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부족하고 당초 예상보다 세입(歲入)도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세종시는 “이러다가 올해 공무원 인건비 지급도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세종시 전경. 김성태 객원기자
세종시는 지난해 말 470억원을 들여 집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만들었지만, 운영비가 없어 이곳에 있는 수영장(연간 14억원)·도서관(연간 12억5000만원) 문을 열지 못했다. 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1432억원을 들여 세종시 신도시와 조치원읍 연결도로(4.9㎞) 구간을 최대 8차선으로 확장했지만, 이 시설을 넘겨받은 세종시는 17억9000만원을 확보하지 못해 이 구간에 BRT버스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세종시는 자투리땅 등 보유자산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재정난 타계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