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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물 국채금리 5.5% 돌파…주요국 ‘차환폭탄’에 한국 ‘대출금리’도 압박

중앙일보

2026.09.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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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추석 연휴 동안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5.5%를 돌파했다. 일본과 유럽의 장기 국채금리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연휴 이후 국내 국고채·은행채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업의 자금 조달 등 상승 압력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524%까지 오른 뒤 5.502%에 마감했다. 2004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도 장중 5.2%를 웃돌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채권 매도세를 키웠다. 여기에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미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시장 참여자 173명 중 53%가 연말까지 30년물 금리가 6%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25일 일본 10년물 금리도 장중 3.1%대까지 올라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의 30년물은 3.9%대, 영국 30년물은 5.8%대에서 거래됐다. 각국마다 물가와 재정 사정은 다르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와 국채 발행 증가가 장기금리에 공통으로 상승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금리가 오르면 과거 낮은 금리로 발행한 국채의 만기가 돌아올 때 차환 비용이 늘어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회원국의 고정금리 국채 잔액 가운데 약 3분의 1이 2026~2028년 만기를 맞는다. 과거 저금리로 발행한 국채를 지금의 높은 금리로 차환할수록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채가 많은 국가일수록 고금리 충격이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새 국채로 차환할 때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고, 재정적자가 계속되면 차환 물량에 더해 신규 국채도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4월 전망에서 202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총부채 비율은 일본 204.4%, 미국 125.8%, 프랑스 118.4%, 영국 103.6%다. 그래도 미국은 금리 상승에도 성장세가 뒷받침되고 있지만, 일본·영국·프랑스는 부채 부담에 비해 성장 여력이 약해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당장 정부의 국채 차환보다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변수다. 연휴 뒤 미국 등 해외 금리 상승분이 국내 국고채 금리에 반영되고 은행채 금리까지 오르면, 은행채 5년물 등을 기준으로 삼는 신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달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82~7.24%로, 상단이 이미 7%를 넘어섰다. 시장금리가 더 오를 경우 주담대 금리가 연 8%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의 예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대출금리에도 시차를 두고 상승 압력이 옮겨갈 수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정부의 재정 지출이 계속되는 데다 AI 투자를 위해 민간 기업도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 쓰고 있다"며 "한정된 자금을 놓고 정부와 기업의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것이 장기금리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탈이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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