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추정 사고 등 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여야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사고와 북한군 포로 비공개 송환 등 안보 이슈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누가 봐도 북한 소행이 명백한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입꾹닫’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 국방 안위보다 김정은 심기 경호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과 이 정권은 북한 소행이란 증거가 사라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장병 트라우마 핑계까지 대면서 사고 조사를 미뤘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가 사고 발생 닷새만인 26일 현장조사를 위한 사전 점검에 착수한 걸 꼬집은 것이다.
북한군 포로 송환을 비공개로 한 것을 두곤 “김정은에게 불쾌한 일이니 숨기려 한 것인데 이걸 비판하는 국민의힘에게 살인자·매국노라 악담을 퍼부었다”며 “(이 대통령이) 바로 살인자이고 매국노”라고 공격했다.
이날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利敵)을 넘어 아예 북한과 합세해 우리 체제를 무너뜨리는 ‘여적(與敵)’ 행위”(나경원 의원), “북한에 DMZ 폭발 사고 사과와 재발 방지, 배상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24일 안철수 의원)는 국민의힘 측의 공세가 이어졌다. 24~26일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엔사 요청대로 21, 22일에 조사를 안한 이유가 무엇인지 범인을 말하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정책위의장과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27일 국회에서 추석민심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DMZ 폭발 사고에 대해 ‘음모론 프레임’으로 방어하고 나섰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음모론까지 양산하며 불안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고, 권칠승 정책위의장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우선이다. 작전 과정에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공세 차단을 시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북한군 송환에 대해선 “이재명 정부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통해 성사한 것이고, 북한에 남은 북한군 가족의 안위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를 겨냥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해 도발을 유도한 ‘북풍 사건’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입장을 밝히라”고 맞불을 놨다.
이외에도 “조사도 제대로 안 된 DMZ 사고를 함부로 단정 짓는 건 위험한 정치적 발언”(조계원 대변인), “군 작전 일자 공개는 군사 기밀 누설이자 이적 행위. 제발 그 입 좀 닫으라”(김병주 의원) , “전형적인 묻지마 선동”(이기헌 의원) 등 국민의힘을 겨냥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26일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합동 조사 전 사전 점검을 위해 비무장지대(DMZ)를 진입했다. 사진 합참 영상 캡처
여야가 이토록 강하게 충돌한 건 대북 문제가 민심을 요동치게 하는 예민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8월 DMZ 목함 지뢰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지자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8월 2주차 조사 기준 41.7%로 약 두 달 반 만에 40%대를 회복했다.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때는 정부의 ‘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권은 타격을 입었고, 국민의힘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반대로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6월 불거진 순직해병 사건은 ‘외압 의혹’이 터지면서 보수 진영의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6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 순직해병 사건 특검 도입 찬성 여론은 63%에 달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석연치 않은 군 사고 처리는 늘 정부 책임론으로 번졌고, 진영을 가리지 않고 여권에 강력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정쟁보단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