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으며 한 이 발언에 ‘미국의 현 동맹’ 일본이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립서비스’라는 반응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방치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외교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환영사에서 중국에 대해 “2차 세계대전 때는 동맹이 되기도 했다”며 일본과 싸웠던 미국인 의용병 등을 언급했다. 사실상 적대국에 준하는 중국을 동맹으로 언급한 것은 외교적 파격이다. 시 주석도 이후 국빈만찬 연설에서 “80여 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다”며 “피와 불로 단련된 이 우정은 반드시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뒤, 일본의 방위력 강화 등을 ‘신형 군국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경제적 협조를 구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항일 역사전’에 결과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일본 내각관방참여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된 ‘주간신초’와의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외교에서는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던 이마이 내각관방참여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 대해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총리 자문역인 내각관방참여가 총리의 외교를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미·중 정상회담 이틀 뒤인 26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전화로 회담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정상회담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힌 뒤 “일주일 사이 두 차례 정상 간 회담을 한 것은 일·미 동맹의 굳건한 유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양국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