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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8회…김도영 있었다

중앙일보

2026.09.27 08:02 2026.09.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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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린 후 포효하는 김도영. 야구 대표팀은 이틀 전 패배를 설욕하며 5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27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린 후 포효하는 김도영. 야구 대표팀은 이틀 전 패배를 설욕하며 5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역시 ‘수퍼스타’였다. ‘한·일전 약속의 8회’를 완성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야구 대표팀에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의 영광을 안겼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이겼다.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부터 시작한 연속 우승 행진을 다섯 대회까지 늘렸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프로 선수 대신 실업야구 격인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한국은 24세 이하 위주이긴 하지만 전원 프로 선수로 팀을 꾸리고도 지난 25일 수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패했다. 일본 선발투수인 좌완 히구치 신(7이닝 무실점)의 정교한 투구를 공략하지 못해 병살타를 남발했다.

일본은 이틀 만에 열린 재대결에서 다시 히구치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번 대회 투수를 9명만 뽑았고, 선발 자원이 세 명뿐이어서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히구치는 21일 조별리그 중국전을 포함해 일주일 동안 세 경기를 책임졌다.

한국은 2회 선제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다음 타자 문현빈(한화 이글스)이 희생번트를 대려다 실패했으나 강공으로 전환해 적시타를 날렸다. 하지만 이후 잔루를 12개나 만들어내면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김도영이 8회초 2사 1,3루 상황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김도영이 8회초 2사 1,3루 상황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선발 곽빈(두산 베어스)은 1회부터 시속 150㎞대 후반의 강속구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했다. 6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했다. 92개를 던지고 7회 다시 등판한 곽빈이 안타 세 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지만,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조병현이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 불을 껐다.

한국은 야구 한일전에서 유독 8회에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에선 한대화가 8회 3점 홈런을 때렸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선 이승엽이 8회 결승타를 쳤다. 이승엽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8회에 역전 투런포를 때렸다.

기분 좋은 역사가 반복됐다. 한국은 8회 초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의 2루타, 조형우(SSG 랜더스)의 희생번트, 김주원(NC 다이노스)의 볼넷으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정준재(SSG)가 3루 땅볼 때 김지찬이 협살당해 2사가 됐다. 승부처에서 김도영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곤도 가즈키의 빠른 공을 받아쳤고, 3루수 사토 유키가 잡지 못했다. 내야 안타. 이어서 문보경(LG 트윈스)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스코어가 두 점 차로 벌어졌다. 8회 1사에 등판한 박영현(KT 위즈)은 아웃카운트 다섯 개를 책임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도영은 대표팀 합류 전까지 40개의 홈런을 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합류 직전 기습번트를 대다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수술을 받고 복귀했지만 아시안게임 내내 기대만큼의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과 수퍼라운드 대결에서도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11(19타수 4안타)에 머물렀지만 가장 필요할 때 한 방을 때려내는 등 3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금메달을 따고도 김도영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그는 “타석에 들어설 때 저를 정말 벼랑 끝까지 몰아 놓은 상태였다. 결국 결과를 내서 생명이 연장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정말 기분은 좋지만 찝찝한 것 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대회였다. 팬분들께서 꾸준한 응원 보내주셔서 이긴 것 같다. 다음에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꼭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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