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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의 마켓 나우] 좋은 금리 인상은 증시도 살린다

중앙일보

2026.09.2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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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작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은 대체로 완화 기조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우리나라와 유로존,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가 긴축 사이클에 본격 진입했고, 몇몇 국가는 인상 버튼을 누를 태세다. 마침내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지난 9월 정책회의에서 3년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 인상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세계 경기는 계속 좋지만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지출을 크게 늘린 게 지금 부메랑을 맞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전쟁으로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됐다.

금리 인상은 특히 증시에 부담을 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의 가파른 금리 인상기로,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발 물가 상승이 맞물려 증시도 큰 곤욕을 치렀다. 금리 인상이 주가 약세로 이어진 이면에는 예상보다 가파른 통화긴축과 취약한 실물 경기, 그리고 당시의 높은 증시 밸류에이션이 있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기에 주가가 오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 그리고 2004년과 2016년 이후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에는 탄탄한 경제활동과 기업 이익의 증가가 금리 부담을 거뜬히 상쇄해 줬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결국 증시에 진짜 결정타를 날리는 것은 이자율의 절대 수준보다도 금리 인상의 배경과 속도다. 경제와 기업 이익이 양호한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좋은 금리 인상’이 되지만, 치솟는 물가에 떠밀려 숨 가쁘게 금리를 올리다가 경기가 쪼그라들면 결국 ‘나쁜 금리 인상’이 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시장이 금리 인상을 얼마나 예상하고 있느냐다. 사람들이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에 허를 찔렸던 1994년 같은 시기에는 장기금리가 크게 튀어 올랐다. 반면 2004년과 2018년에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을 어느 정도 예견했고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해 장기금리의 상승이 제한적이었다. 그 결과 증시도 괜찮았다.

지금도 핵심은 ‘글로벌 실물경기가 금리 인상을 얼마나 잘 소화해 주느냐’에 있다. 소비와 투자가 구조적으로 강하고, 데이터센터 투자 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데다 투자 회수 기간까지 지금처럼 짧게 유지된다면 경제와 증시는 금리 상승의 벽을 타고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의 먹구름까지 몰려온다면 증시도 버틸 재간이 없다. 분명한 점은, 금리 인상 자체가 무조건 강세장의 종식이나 세상의 종말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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