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치킨의 원조 KFC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텍사스주에서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경쟁사들의 급부상으로 입지가 크게 줄어들자, 새로운 매장 형태와 메뉴를 앞세워 반격에 나선 것이다.
KFC는 텍사스주 맥키니에 테스트 매장인 '오픈 하우스(Open House)'를 24일 개점했다. 이 매장은 미 전역 KFC 매장 중 최초로 아침 식사(조식) 메뉴를 선보였으며, 영업시간도 심야까지 대폭 연장했다.
메뉴 구성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젊은 소비자층의 취향을 반영해 보바(타피오카 펄)가 들어간 리프레셔 음료, 크런치 토핑을 올린 밀크셰이크, 튀긴 그린빈, 매콤한 피클 등 기존 KFC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 사이드 메뉴가 대거 추가됐다.
이 같은 대대적 변신의 배경에는 내수 치킨 시장에서의 심각한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미국 치킨 체인 시장의 20%를 점유했던 KFC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까지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치킨 체인 시장 매출은 218억 달러에서 577억 달러로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경쟁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KFC만 유독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KFC의 입지를 위협한 건 전통의 강자인 칙필레나 파파이스뿐만이 아니었다. 치킨 텐더와 특제 소스, 부위별 특화 메뉴를 앞세운 레이징 케인스, 데이브스 핫치킨, 윙스탑 등 신흥 체인들이 젊은 층을 빠르게 흡수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패스트푸드 공룡인 맥도날드까지 손으로 옷을 입힌 수제 스타일 치킨 메뉴를 도입했고, 해산물 체인인 롱 존 실버스마저 치킨 윙을 메뉴에 추가하며 치킨 전쟁에 가세했다.
여기에 '매장이 낡고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겹치면서, KFC는 2022년 이후 미국 내에서만 500여 개 매장의 문을 닫아야 했다. 해외 시장에서 총매장 수가 3만4000개를 넘어서고 3시간 반마다 새 매장이 열릴 정도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다.
KFC는 이번 텍사스 매장을 시작으로 패스트푸드 매장의 정체성을 '단순히 음식을 포장해 가는 곳'에서 '머물며 즐기는 복합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KFC의 글로벌 식품 및 경험 총괄인 디렌 카르나니는 "소비자가 KFC를 즐길 수 있는 더 많은 방법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라고 24일 ABC7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제로 매장 내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직원이 테이블로 음식을 직접 가져다주는 테이블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매장 한편에는 포토부스와 브랜드 굿즈 판매 공간도 마련했다.
KFC는 이번 텍사스 시험 매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규 메뉴와 서비스의 미 전역 확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