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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기밀 손에 쥔 스페이스X…군·시장 경계 허물어진다 [밀리터리 브리핑]

중앙일보

2026.09.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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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 X가 자신들의 저궤도 위성 관측 정보와 미국 우주군이 보유한 우주 궤도 상 물체에 대한 고정밀 추적 데이터를 교환하기로 하면서 관련 업계 경쟁자들보다 구조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①스페이스 X, 미 국방부에서 기밀 우주 추적 데이터 제공받기로
미국 국방부가 스페이스X에 자국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기밀 우주추적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우주산업의 경쟁 질서에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국방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미 우주군과 스페이스X는 우주군의 ‘고정밀 목록(High Accuracy Catalog·HAC)’과 스페이스X의 ‘스타게이즈(Stargaze)’ 위성관측 데이터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HAC에는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과 우주물체의 위치와 궤도에 관한 매우 정밀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나온 스타게이즈 소개. 스페이스X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나온 스타게이즈 소개. 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스타게이즈는 스타링크 위성에 탑재한 별 추적 카메라를 활용해 다른 위성이나 우주잔해를 관측하는 체계다. 스페이스X 측은 600㎞ 이하 저궤도에서 우주군 목록의 80% 이상을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작은 물체 탐지에는 한계가 있어 레이더 정보가 중요하다고 인정했다. 이번 계약은 바로 이 부족한 부분을 미국 정부의 고정밀 데이터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군사적으로 우주물체의 정확한 위치와 궤도를 파악하는 능력은 단순한 ‘우주 교통관리’를 넘어선다. 적성국 위성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자국 위성과의 충돌 가능성을 판단하며, 위성에 대한 위협을 조기에 식별하는 우주상황인식(SDA)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의 저궤도 위성군을 운용하고 있어 자체 관측망에 정부의 고정밀 데이터를 결합할 경우 우주영역 인식 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문제는 경쟁업계가 이를 단순한 정부와 민간기업 간 데이터 교환으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상업용 우주감시 기업들은 스페이스X가 경쟁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최고 수준의 정부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시장에서 구조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우주군은 이 데이터를 스페이스X의 ‘상업적 이익’이 아닌 내부 사용으로 제한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 데이터가 스페이스X의 자체 우주감시 기술과 결합할 경우 그 효과를 어디까지 차단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이번 사례는 미국 국방부가 상업 우주기업을 군사 우주체계의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핵심 정보 인프라의 공동 운용자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특정 기업에 정부의 독점적 정보와 군사적 자산을 결합할 경우, 빠른 기술혁신과 작전능력 향상이라는 장점과 함께 정부 지원을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와 경쟁 공정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우주가 국가안보와 상업시장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영역이 되는 것이다.

②러시아가 마다가스카르에서 조용히 영향력 확대 중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아프리카 군단(Africa Corps)이 고전하는 사이, 러시아는 인도양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새로운 거점을 다지고 있다. 유럽 매체 라디오 프리 유럽/라디오 리버티(RFE/RL) 산하 조사보도팀 시스테마(Systema)와 연구기관 AEOW/INPACT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쿠데타로 집권한 미카엘 란드리아니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체제 아래 모스크바의 군사·정보·문화 영역 침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러시아 아프리카 군단 소속 교관에게 훈련받는 마다가스카르군. 러시아 아프리카 이니셔티브

러시아 아프리카 군단 소속 교관에게 훈련받는 마다가스카르군. 러시아 아프리카 이니셔티브


핵심 인물은 러시아 군사정보기관 GRU 소속 해군 장교 안톤 파프셰프다. 그는 지난 1월 마다가스카르 공수부대 훈련 개시식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보다 앞서 아프리카 GRU 작전을 총괄하는 안드레이 아베리야노프 소장이 아프리카 군단 대원 40명을 대동하고 입국한 사실이 항공기 탑승자 명단을 통해 확인됐다. 2월에는 란드리아니리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보건·에너지·인프라는 물론 군사 분야 협력을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이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원과 안보를 맞바꾸던 모델의 연장선이다. 프리고진 사망 이후 바그너는 해체됐고, 국방부가 흡수한 조직이 아프리카군단으로 재편됐다. 말리·니제르 등 사헬 지역에서 반군의 공격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콩고공화국에서는 드니 사수 응게소 대통령 경호를 전담하며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아베리야노프와 파프셰프를 포함한 러시아 인사 4명이 콩고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마다가스카르에선 벨라루스 기업인 알략산드르 진그만이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회사 아프트레이드는 3080만 유로 규모의 농업 계약을 마다가스카르 정부와 체결했으며, 계약 자금 일부는 러시아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그만은 니제르에서 압수된 옐로케이크 우라늄 거래에도 연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측근 변호사는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는 비군사적 침투도 병행하고 있다. 로소트루드니체스트보가 운영하는 ‘러시아의 집(Russia House)’이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 열 예정이며, 러시아 선전 매체로 지목되는 ‘아프리카 이니셔티브’가 마다가스카르 국영 라디오와 협력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가 하면, 현지 인플루언서를 러시아로 초청하는 등 여론전도 병행 중이다. 우크라이나전 드론 생산기지인 알라부가 공장에 현지 인력을 모집하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지정학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항구다. 4월 러시아 대표단은 마다가스카르가 프랑스와 현대화 협력을 논의하다 중단한 해군기지를 방문했고, 5월에는 마다가스카르 총리가 모스크바를 찾아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회의 서기와 군사훈련·석유제품 공급 확대를 논의했다. 사헬에서 발이 묶인 러시아가 인도양 항로의 전략적 거점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③후티 반군, 중국을 이용해 무기 자체 생산 능력 확대 중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란으로부터 완제품 무기를 공급받는 단계를 넘어, 중국에서 확보한 산업용 장비와 부품·화학물질 등을 활용해 미사일과 드론을 자체 생산하는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9월 23일 후티가 통제하는 홍해 연안으로 향하던 중국발 화물에서 무기 생산에 활용될 수 있는 각종 장비와 물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화물에는 탄도미사일 부품과 유사한 후미 날개, 고온에 견디는 페놀수지, 드론·미사일 제작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부품 등이 포함됐다.

예멘 정부 대테러부대가 압수한 중국제 부품. 후티가 밀수하려던 중이었다. 밀리타르니

예멘 정부 대테러부대가 압수한 중국제 부품. 후티가 밀수하려던 중이었다. 밀리타르니


주목할 점은 후티가 ‘무기를 받는 조직’에서 ‘무기를 만드는 조직’으로 바뀌려 한다는 사실이다. 후티는 오랫동안 이란의 지원에 의존해 미사일과 드론을 확보해 왔지만, 최근에는 외부에서 조달한 부품과 소재를 예멘 현지에서 조립·가공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생산량 증가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완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방식은 운송망이 차단되거나 공급국의 지원이 감소하면 전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 있지만, 핵심 부품과 생산 장비를 확보하고 현지에서 제작할 수 있다면 이러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산 상용·민수 장비가 중요한 변수다. 정밀한 군용 무기만을 추적하는 기존의 제재와 감시 체계로는 산업용 기계, 전자부품, 화학물질 등 민군겸용(dual-use) 물자의 최종 용도를 모두 차단하기 어렵다. 이란 역시 중국으로부터 드론과 미사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티는 이러한 공급망과 이란의 기술·노하우를 결합해 자체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셈이다.

이는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위협의 성격도 변화한다. 후티의 공격 능력이 외부에서 공급받는 무기 수량에만 좌우되지 않고 현지 생산능력에 의해 재생산하는 구조로 전환하면, 공습이나 해상차단을 통해 완제품 무기를 파괴하는 것만으로는 위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G7은 최근 이란에 후티에 대한 무기 및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결국 후티의 사례는 현대 비정규전에서 ‘무기 비축량’보다 ‘무기 생산 생태계’가 중요한 점을 보여준다. 중국산 상용품, 이란의 기술지원, 예멘 현지의 생산시설을 연결하면서 후티는 제재와 차단에 더욱 강한 전쟁수행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대후티 작전은 미사일 발사대나 드론 저장고를 타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품·소재·기계·기술·운송망으로 이어지는 분산형 군수 공급망 전체를 추적하고 차단하는 능력이 핵심 과제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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