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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머무는 도시, 대구] 400년 은행나무·은빛 억새 … 대구 가을 빛깔에 반하다

중앙일보

2026.09.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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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인생샷’ 명소 3곳
세계유산 도동서원의 황금빛 자태
만개한 코스모스로 수놓은 하중도
도심 속 생태공간 대명유수지 장관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도동서원은 조선 시대 성리학자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을 모시는 서원이다. 가을이면 서원 앞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가 황금빛 자태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사진 대구시]

대구 달성군 구지면의 도동서원은 조선 시대 성리학자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을 모시는 서원이다. 가을이면 서원 앞 수령 400년의 은행나무가 황금빛 자태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사진 대구시]



뜨거운 여름이 가고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구는 저마다 다른 가을 빛깔로 물든다. 고즈넉한 서원과 노랗게 물드는 유서 깊은 은행나무, 금호강변을 수놓는 코스모스,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은빛 물억새까지…. 올가을 멀리 떠나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를 한장의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대구의 가을 명소 세 곳을 소개한다.

가을밤 빛의 향연 펼쳐지는 도동서원

가을 사진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달성군 구지면의 도동서원이다. 도동서원은 조선 시대 성리학자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을 모시는 서원이다. 2019년 전국 8개 서원과 함께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특히 가을이면 서원 입구에 자리한 거대한 은행나무가 황금빛 자태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수령 400년이 넘은 이 나무는 김굉필의 외증손인 한강 정구 선생이 심었다고 전해져 ‘김굉필 나무’라고도 불린다. 한쪽으로 길게 가지를 뻗은 독특한 모습이 특징으로, 노란 은행잎이 서원의 기와지붕과 어우러진다.

은행잎이 떨어진 뒤에는 마당과 돌담 주변까지 노랗게 물들어 고즈넉한 서원의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다. 서원 건축물과 은행나무를 함께 담을 수 있어 사진작가들도 자주 찾는 가을 사진 명소다. 서원을 둘러본 뒤에는 인근 다람재까지 가보면 좋다. 다람재에 오르면 도동서원 전경과 그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올해 가을밤에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는 10월 1일부터 11월 14일까지 도동서원 일원에 경관조명이 점등되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스크린 삼은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낮에는 은행나무와 전통 건축이 어우러진 풍경을, 밤에는 빛과 영상이 더해진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어 같은 장소에서도 시간대에 따라 다른 사진을 남길 수 있다.

2026 대구정원박람회 열리는 하중도

두 번째로 찾을 곳은 북구 노곡동 팔달교와 노곡교 사이 금호강에 자리한 하중도다. ‘금호꽃섬’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하중도는 과거 상습 침수와 쓰레기 등으로 방치됐던 곳을 정비하고 계절마다 꽃을 심으면서 현재는 북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가을에 하중도를 찾으면 만개한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가 금호강변을 가득 채우고, 강바람이 불 때마다 꽃밭 전체가 물결치듯 움직인다. 꽃밭 사이로 난 길에서는 코스모스를 가까이에서 담을 수 있고, 시야를 넓히면 탁 트인 금호강과 코스모스밭이 함께 펼쳐진다. 해 질 무렵에는 붉게 물드는 하늘과 강변, 코스모스밭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낮과는 또 다른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오는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하중도 일원에서는 ‘2026 대구정원박람회’가 열린다. ‘그리다. 낭독하다. 머물다’를 주제로 학생·시민·기업 등이 참여하는 정원전시와 정원산업전·정원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가을철 하중도를 찾는다면 강변의 계절 풍경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생태투어버스로 즐기는 대명유수지

가을의 상징인 은빛 물억새를 보고 싶다면 달서구 대천동의 대명유수지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10~11월에는 넓은 물억새 군락이 은빛으로 변한다. 일반 억새보다 키가 크고 잎이 넓은 물억새가 넓은 유수지를 채우고, 바람이 불면 군락 전체가 한 방향으로 일렁인다. 생태 탐방로를 따라 걸으며 가까이에서 물억새를 바라볼 수도 있고, 전망데크에서는 전체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대명유수지의 풍경이 한층 달라진다. 낮게 들어오는 햇빛을 받은 물억새가 은빛과 황금빛을 오가며 낮과는 다른 색감을 보여줘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다.

대명유수지는 인근 산업단지의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된 시설이지만, 현재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생태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맹꽁이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삵과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동물도 함께 서식하고 있다.

대명유수지의 생태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방법도 있다. 가을에는 생태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습지식물을 관찰하는 ‘달서생태탐험’이 진행된다. 생태놀이와 그림 그리기, VR(가상현실)을 활용한 맹꽁이 가상 생태탐사 등 다양한 체험도 함께 마련된다. 오는 10월 10일부터 11월 28일까지는 대명유수지와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생태투어버스 ‘달리고’도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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