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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테무는 왜 다시 살아나나

Los Angeles

2026.09.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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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백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중국의 초저가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는 2022년 미국에 진출하며 온라인 소매업계 판도를 흔들었다. 성공의 핵심은 가격이었다. 1달러짜리 캐릭터 양말, 2달러짜리 탁상 조명….  
 
이런 가격 경쟁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의 면세 제도 덕분이었다.미국은 ‘소액면세(de minimis)’ 제도를 통해 800달러 이하의 소액 수입품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테무는 중국 판매자가 미국 소비자에게 상품을 직접 보내는 방식으로 이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당연히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테무는 관세와 재고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가격 경쟁력의 효과는  컸다.시장조사업체 ‘비스포크 인텔리전스’가 테무 진출 초기 베스트셀러 상품을 분석한 결과 상품의 55~60%는 아마존에서도 판매되고 있었지만 이중 95%는 테무가 더 저렴했다. 아마존의 가격이 두 배가 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소비자로서는 조금 더 오래 배송을 기다리는 대신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했다.
 
물론 문제도 있었다. 판매자의 신원과 품질, 리콜과 사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우려였다. 실제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테무에서 판매된 자석 제품이 연방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사용 중단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또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025년 테무가 고위험 판매자 정보 공개와 불법·위조·위험 상품 신고 방법을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았고, 테무는 벌금 200만 달러 처분을 받았다.  
 
테무의 초저가 공식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긴 것은 그 이후였다. 연방정부는 지난해 5월 2일부터 800달러 이하의 중국·홍콩산 수입품에 대한 소액면세 혜택을 폐지했으며, 8월에는 이를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 테무의 광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이쯤이었다. 데이터 분석업체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2025년 5월 미국의 테무 하루 이용자는 3월에 비해 48%나 급감했다. 광고 축소 직후 앱 다운로드가 54%, 웹사이트 방문이 20%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테무는 중국 발송 대신 대량으로 상품을 들여와 미국 내 창고에 쌓아두고 배송하는 현지 배송 비중을 높였다. 관세와 통관비, 창고비가 붙으니 예전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졌다. 당시 며칠만에 가격표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많은 이들이 테무의 몰락을 예상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반전이 나타나고 있다. 테무는 사라지지 않았다. 마케팅 연구 기업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6월 테무의 미국 내 순 방문자는 1억820만 명으로 1년 전의 6060만 명보다 79%나 급증했다. 관세 충격 이전보다 오히려 트래픽이 늘었다. 물론 공짜 반등은 아니었다. 모회사 PDD홀딩스는 2분기 매출이 8.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2% 감소, 판매·마케팅 비용은 9.2% 늘었다.  
 
가격이 오르고 안전과 품질에 대한 의문도 여전한데 소비자들은 왜 테무로 돌아왔을까. 최근 연구에서는 쉬인과 테무 고객들이 환경과 윤리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가격과 편의성 같은 현실적인 요인을 더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답은 다시 가격이다. 예전만큼 파격적이지 않아도 기존 유통업체와 ‘메이드 인 USA’ 제품보다 싸다면 생활비에 짓눌린 소비자에게는 충분한 구매 이유가 되는 셈이다.
 
테무의  부활은 단순히 면세 차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관세 장벽을 높이면 초저가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소비자가 왜 초저가 상품을 찾는지다. 주거비와 식료품비, 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우려보다 가격을 먼저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산 제품과 미국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려면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이 늘어야 한다. 소비자는 주머니가 두둑해야 가격 이외에 품질과 안전, 서비스, 생산지를 따져 선택할 여유를 갖기 때문이다. 테무를 막으려면 관세보다 소비자가 가장 싼 것을 찾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우훈식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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