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 7월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새 형사사법 체계 시행을 앞두고 경찰 권한이 비대해져 이른바 ‘공룡경찰’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경찰만이 수사할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줄어든다”고 반박했다.
홍 본부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의 지휘 없이 수사하는 건 2021년에 일어난 일이고, 2026년 10월 2일부터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하는 수사가 늘어나면서 경찰만이 수사하는 범위는 오히려 줄었다”며 “‘공룡경찰’이라는 부분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법 개정으로 경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됐지만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는 구조가 유지됐고, 2021년부터 검사의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중요범죄 등을 담당하는 중수청이 새로 출범하는 만큼 경찰의 독점적인 수사 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홍 본부장은 “경찰 외에 수사기관이 병렬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제도 자체가 가진 단점만 너무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72년 만에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시행을 나흘 앞두고 있다”며 “경찰만 수사하는 분야에서는 누구나 경찰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책임감을 갖겠다”고 밝혔다.
새 체계에서 경찰 수사와 관련해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으로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꼽았다. 앞으로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공소 제기와 재판에 필요한 부분까지 고려해 수사를 보완해야 한다.
홍 본부장은 “바뀐 것은 공소 제기권자의 보완수사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보완 수사 요구가 기존 보완수사만큼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치했다고 책임이 끝나는 게 아니라 책임 범위가 넓어졌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 할 수 없는 부분을 경찰이 많이 메워야 한다”고 했다.
중수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특별사법경찰과 수사 영역이 겹치는 사건에서는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한다. 사건 통보와 이첩 요구, 보완수사 절차 등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도 거의 마무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검찰이 수사하던 미제 사건 가운데 경찰로 넘어올 사건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새 제도 시행 이후에도 90일 동안 기존 사건을 추가 수사할 수 있다.
홍 본부장은 “검찰에서도 각 청에 사건을 정리하라는 지휘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3개월 뒤 남은 사건의 건수와 목록을 정리해 일부는 중수청과 협의해 보내고, 경찰이 받을 사건은 받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이 영장을 받아 수배 중인 사건 약 2100건은 다음 달 2일 전까지 경찰 명의 수배 사건으로 전환하고 있다.
경찰은 새 제도 시행에 대비해 수사관 3만8000명 전원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사건 접수부터 송치, 불송치 사건의 재수사 요구와 이의신청까지 담은 실무 지침도 마련했다.
수사 인력도 재배치한다. 상반기 1900명에 이어 하반기 약 2100명을 통합수사팀과 여성청소년 수사·형사 부서 등에 배치하고 있다.
홍 본부장은 “부적격자는 수사에서 제외하고 유능한 수사관에게 합당한 포상이 주어지도록 역량 중심의 인사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국가 수사의 총역량에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