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다가오는 겨울철을 앞두고 노숙자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불을 피우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한인 업주들의 불안감도 깊어지고 있다.
LA소방국(LAFD)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발생한 노숙자 관련 화재는 총 1만2241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47건, 시간 당 2건꼴로 노숙자 관련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 2023년 노숙자 방화로 인해 자바시장 한인 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던 모습. 김상진 기자
특히 잠재적 화재 취약 지역으로 분류되는 LA다운타운 자바시장 인근과 스키드로 일대는 방치된 쓰레기와 난방 목적의 소형 화재가 주변 상업용 건물로 번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 소방 당국의 설명이다.
한인타운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LAFD에 따르면 한인타운의 중심 도로인 윌셔 불러바드를 따라 발생한 노숙자 관련 화재만 올해 들어 100여 건에 이른다.
LAFD 앤서니 베르데시아 소방관은 “노숙자들은 난방이나 조리 목적 외에도 방화 등 다양한 이유로 불을 지른다”며 “거리와 건물 외벽에 쌓인 쓰레기로 인해 불길이 순식간에 번질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인 업주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목조 건물이 많고 인접 상가가 밀집한 한인타운 내 업소들은 자체 보안과 경비를 강화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형제갈비 주부권 대표는 건물 안전을 위해 CCTV를 통상적인 설치 대수의 2배까지 늘려 가동 중이다.
주 대표는 “예전에 노숙자가 주차장에 불을 질렀으나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로 진화된 적이 있다”며 “목조 건물이라 식당으로 불이 번졌다면 전소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타운 내 대형 마켓과 소매 업체들도 화재 예방 및 보안 강화에 나섰다.
한남체인 홍순모 이사는 “마켓 인근 교회 뒤편에서 노숙자 관련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건물 안전을 위해 외벽과 주차장에 CCTV를 늘리고 출입구 3곳에 게이트를 설치해 오후 10시 이후 외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스전기 최영규 매니저도 “출근길에 주차장 게이트 밖에서 노숙자들이 불을 피운 흔적을 종종 본다”며 “CCTV로 불을 피우는 모습을 확인한 적도 있어 알람 시스템을 가동하며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패션 디스트릭트 등 한인 상권 밀집 지역에서는 노숙자 방화 추정 화재로 인한 대형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2023년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 상업용 건물에서 노숙자 방화로 추정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한인이 운영하던 이불 업체를 포함해 업소 3곳이 전소됐다.〈본지 2023년 8월 31일자 A-3면〉 앞서 2022년 2월에도 자바시장에서 한인 의류업체 ‘JB보이즈패션’ 등 두 곳이 전소돼 큰 재산 피해를 입은 바 있다.〈본지 2022년 2월 4일자 A-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