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윤영석 국회 연금특위 위원장, 정점식 원내대표, 남인순 국회부의장 등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연금제도를 위한 구조개혁 정책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기 전에 반도체 호황으로 걷힌 초과세수 100조원을 투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미리 기금을 키워 투자수익을 쌓으면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보험료와 급여의 불균형부터 줄여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정부는 국고 투입에 앞서 정확한 장기 재정 진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28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윤영석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오기형·안상훈 의원이 마련한 연금개혁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양재진 연세대 교수는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 운용수익금을 계속 낳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이 바닥난 뒤 막대한 세금을 넣기보다 지금 투입해 복리 효과를 누리자는 제안이다.
양 교수는 초기 2년간 연 50조원씩 총 100조원을 넣고,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0.25%를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는 유지하되 수급개시연령을 68세까지 점진적으로 높이는 내용이다. 기금수익률을 연 5.5%로 가정하면 70년 뒤에도 연간 연금지출의 9.5배에 해당하는 기금이 남는다고 양 교수는 추정했다.
하지만 김학주 동국대 교수는 “불균형을 방치한 채 투자수익을 올려서 해결하겠다는 것은 결국 모래성 쌓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소득대체율 43%에 상응하는 수지균형 보험료율은 21.2%여서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려도 격차가 남는다는 주장이다. 국고 투입에 대해서도 “미래펀드의 재원도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고 결국 국민의 세금”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신중론을 폈다. 신상훈 재정경제부 경제구조개혁국장은 “한번 재정이 투입되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료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부담해야 하고, 다른 분야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투입 여부를 먼저 결정하기보다 장기 재정 진단을 토대로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형평성에 도움이 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대수명이나 재정상태에 따라 연금액 등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김 교수는 이를 “안전벨트”에 비유하며 “수익률이 계속 6% 이상으로 높으면 발동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도 도입을 미룰수록 미래세대에 부담이 집중된다며 “왜 가입자만 고통을 분담하느냐. 수급자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기존 제도가 일정한 수지균형의 안정적인 체제를 갖춘 다음 자동조정장치를 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료와 기금, 빠른 고령화에 대응할 제도 설계가 먼저라는 뜻이다. 그는 급여 삭감 우려가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연금개혁의 효과가 수익률 가정을 높인 데 따른 착시라는 일각에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전명숙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4.5% 수익률 가정 아래 기금 소진 시기가 8년 연장됐다”며 “4.5%가 공식적인 추계”라고 설명했다. 목표수익률인 5.5%를 적용한 전망을 함께 제시했을 뿐 공식 가정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수익률을 부풀려 낙관적으로 호도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