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네타냐후에 하마스 기습공격 세 차례 경고했지만 묵살”
중앙일보
2026.09.28 04:53
2026.09.28 13:22
지난 6월 21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예루살렘 뉴스 신디케이트 국제정책서밋에서 연설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전 아랍권 국가들로부터 수차례 사전 경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장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소식통을 인용해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IS) 국장이 하마스 기습 수일 전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경고는 2023년 6월이었다. 당시 이집트 측의 경고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주의를 주면서 하마스와의 협상 재개를 권하는 다소 모호한 내용이었다.
두 번째 경고는 하마스 공격 한 달 전인 9월이었다. 아바스 카멜 이집트 총정보국장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가자지구의 상황이 극도로 심각해, 언제든 일이 터져서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를 전달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며 이를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멜 국장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로 하마스의 공격 징후를 알렸다는 것이 세 번째 경고였다.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 역시 기습 열흘 전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작전 준비 정황을 경고했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
하디만 다음 달 27일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나 UAE로부터 임박한 위협에 관한 어떠한 경고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안보 참사에 대한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당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반박에 나섰다. 반면 야권은 네타냐후의 무책임이 역사상 최악의 재앙을 불렀다며 공세를 높였다.
네타냐후 정부는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최고 조사 기관인 ‘국가조사위원회’ 구성을 거부하고 있어 안보 실패 책임론을 둘러싼 정국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정보 묵살 의혹의 한 진원인 UAE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아부다비를 비밀리에 방문했다는 이스라엘 채널 12 방송국 보도가 이날 나온 상태다.
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해 줄 것을 UAE 측에 요청하기 위해 방문했다는 것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