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이가 끝난 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김종호 기자
“가장 먼저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 경기장을 가득채우고 응원해준 팬들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참패를 막지 못한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이 팬들에게 고개 숙였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졸전 끝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9~10월 A매치 4연전 중 두 번째 경기로, 모레노호는 앞서 24일 에콰도르와 데뷔전에선 3-0으로 이겼지만, 2경기 만에 뼈아픈 첫 패배를 당했다.
모레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상대는 슈팅 수도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낮았지만 네 골을 넣었다”며 “후반에 하고자하는 축구 모습이 조금 더 나타났다. 후반전만 놓고 보면 1대1이었다. 4번째 실점 전에 우리가 득점했다면 점수차를 더 좁힐 수 있었을 거다. 지난 경기에 완벽했던 것도 아니고, 오늘 좋지 않다고해서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후반전에서 로베르트 모레노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지난 에콰도르전과 경기력이 달랐던 이유에 대해 그는 “전술적인 조정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반에 경기 운영 방식에서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안타깝게도 조금 늦게 파악했고 이미 점수차가 벌어졌다. (후반전에) 선수 위치와 운영 방식을 바꿨다. 3명을 교체하려했는데, 한명이 다리에 불편을 느껴 추가로 바꿨다”고 했다.
이어 “새롭게 투입된 선수들이 요구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만들었던 기회를 살려 1대3을 만들었다면 2대3을 만들었을거고 역전 가능성도 있었다. 이전에 감독으로 0대3으로 뒤지다가 4대3으로 역전한 적도 있고, 팬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는게 목표이자 바람이다. 책임을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반전 문제와 하프타임 당시 조정한 부분에 대해 “전반에 후방 빌드업을 시작할 때 중앙 공간이 비어있었다. 양쪽 풀백을 올려 상대 윙어를 끌어내려 중앙을 통해 수월하게 빌드업하려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상대가 압박을 잘했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었고, 앞쪽에 선수들을 배치했다. 우리가 공을 잃었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약점을 노출한 4-4-2 포메이션에 대해 그는 “난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감독이 아니다. 경기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달라질수밖에 없다. 4-4-2라고 했지만 공격할 땐 다른 형태로 움직였다”며 “포메이션을 엄격하게 고집하지 않되 철학과 원칙은 확고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어려울 상황이 올때마다 바꾼다면 선수들에게 부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경기에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활용법에 대해 “한 선수만 떼어 놓고 보기보다는 팀 전체를 봐야한다. 전체가 풀리지 않을 때 특정선수 뿐만 아니라 모두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오늘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는 한명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경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살펴볼거다. 다음 베네수엘라전(10월2일)이 기분을 털어낼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경기 모두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결장한 황인범(포르투)에 대해 “베네수엘라전에는 출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8명 모두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싶다. 이번 소집은 감독과 선수들이 알아가는 과정이다. 감독은 선수들에 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해야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친선경기가 아닌 중요한 경기 때 적절한 선수를 뽑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