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여자농구를 정상으로 이끈 포워드 이해란. 이번 대회에서 박지수와 박지현의 공백을 메우는 주포로 맹활약했다. [뉴스1]
“언니들이 패스를 맛있게 내줬어요. 받아서 던지니 쏙쏙 다 들어가던 데요.”
한국 여자농구를 12년 만에 아시안게임(AG) 정상으로 이끈 에이스 이해란(삼성생명)은 폭발적인 득점력의 비결에 대해 ‘맛있는 패스’라는 색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한국은 지난 26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75-7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보급 센터 박지수(KB)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가드 박지현(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 듀오가 빠진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반전 드라마를 이끈 주인공은 결승전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24득점을 터뜨린 포워드 이해란이다. 2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간 대표팀에서 박지수와 박지현의 식스맨(후보) 역할에 그치던 그가 국제대회에서 주연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란은 “박수호 감독님과 동료들로부터 ‘네가 해결사 역할을 맡아줘야 한다’는 말을 듣자 득점 본능이 번쩍 눈을 떴다”고 말했다.
그는 뛰어난 피지컬(신장 1m82㎝)과 스피드를 겸비해 지난 2021~22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엔 경기당 평균 득점 17.4점으로 펄펄 날았다. 연봉도 프로 5년 차인 올해 팀 내 최고액(2억8000만원)을 찍었다.
최대 고비였던 중국과의 AG 4강전(85-80승)에서 2m20㎝ 장신 센터 장쯔위를 마크하며 22점을 넣은 그는 “장딴지가 두꺼운 일명 ‘말다리’를 어머니께 물려받은 덕분에 빠르고 체력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팬들 사이에서 ‘김연경 닮은꼴’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김연경 선배님의 자서전을 읽으며 승리에 대한 갈망을 배웠다”면서 “언젠가 정식으로 만나 인사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날도 AG 무대에서 값진 메달 소식을 잇달아 전했다. 봉서린과 양지인, 오예진이 팀을 이룬 사격 여자 25m 권총대표팀은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은 결선에서 38초43을 기록, 중국(38초17)과 대만(38초32)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종전 한국 기록를 0.06초 앞당겨 새 기록을 세웠다. 다이빙에선 김영남이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은메달을 신고했고 여자부 김수지는 동메달을 보탰다. 배드민턴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 조와 남자단식 유태빈은 동메달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