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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째 파트너와 함께…금메달만큼 값진 비치발리볼 신지은의 1승

중앙일보

2026.09.28 08:01 2026.09.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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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선입견을 이겨내고 아시안게임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비치발리볼 신지은. [뉴시스]

세상의 선입견을 이겨내고 아시안게임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비치발리볼 신지은. [뉴시스]

“자극적인 기사요? 그것도 관심이잖아요. 저는 감사해요.”

최근 각종 포털서비스 뉴스에선 비치발리볼 국가대표 신지은(25) 관련 기사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노출병에 걸린 것 같다’거나 ‘술집 여자 같다’는 등의 편견 어린 시선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28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여자부 16강전 종료 직후 마주한 신지은은 해당 기사들에 대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했다. “금메달을 딴 선수, 저희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한 선수들도 많은데 이렇게 저희의 1승에 주목해주신 걸로 의미가 남다르다”는 그는 “사실 대회에 참가해 인터뷰를 해보는 것도 처음이다. 모든 게 감사하다”고 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여자 16강 대한민국 신지은-김정아 대 중국 샤신이-옌쉬의 경기. 신지은과 김정아가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여자 16강 대한민국 신지은-김정아 대 중국 샤신이-옌쉬의 경기. 신지은과 김정아가 득점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지은은 선수 출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고교 시절까지 엘리트 배구 선수로 활동하다 고3 때 비치발리볼로 전향한 뒤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월 100만원 정도의 국가대표 수당만으론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어 스포츠 강사, 서빙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신지은은 “이삿짐을 날라주거나 새벽 배송을 해본 적도 있다”면서 “남들은 ‘불쌍하다’ 여길지 모르지만, 그저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 신지은은 “일본 전지훈련에 통역 없이 가야 하니 일본어도 배웠다”고 했다.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파트너도 1~2년에 한 번씩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함께 하는 김정아(24)는 9번째 파트너다. 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 등 프로 팀에서 4시즌을 뛰고 2024년 은퇴한 그는 실업 배구와 비치발리볼을 병행하다 지난 6월부터 비치발리볼에 전념 중이다.
'28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여자 16강 대한민국 신지은-김정아 대 중국 샤신이-옌쥐의 경기. 1세트를 마친 한국 신지은(오른쪽)과 김정아가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 료쿠치 비치 코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여자 16강 대한민국 신지은-김정아 대 중국 샤신이-옌쥐의 경기. 1세트를 마친 한국 신지은(오른쪽)과 김정아가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아는 “비치발리볼 시작힌 지 1년 밖에 안 됐는데, 첫 승을 하고 16강에 올라갔다. 워낙 잘하는 상대를 만나서. 많이 배웠다.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이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비치발리볼 선수에 대한 편견은 비키니 유니폼에 그치지 않는다. 김정아는 “‘비치발리볼 선수 피부가 왜 그렇게 하얗냐’는 말도 들어봤다. 그게 스트레스가 돼 일부러 선크림을 안 바르고 피부를 태웠다”고 털어놓았다.

신지은이 정한 이번 대회 목표는 ‘1승’이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 전적(4전 4패)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조별리그에서 1승1패를 기록해 일찌감치 꿈을 이룬 그는 이어진 16강에서 아시아 최강 중국의 옌쉬-샤신이 조를 만나 0-3으로 완패하고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누군가는 ‘겨우 1승’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정말 간절했다”고 언급한 그는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 진전이 느리다. 그래도 꾸준히 앞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김정아는 “프로에서 제대로 해본 게 없다. 프로 리그가 더 인기 있고, 명예로운 느낌이 강하지만 비치발리볼을 하면서 더 재밌어졌다. 비치발리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지은은 항저우 대회 직후 은퇴를 결심했지만,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사연이 알려지며 일부 스폰서십이 생긴 덕분에 다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만두려고 할 때마다 운명처럼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계속 해왔다”고 털어놓은 그는 “앞으로도 비치발리볼의 매력을 알리는 일만큼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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