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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K자본시장, ‘찍먹’으로 키울 수 있나

중앙일보

2026.09.28 08:08 2026.09.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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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미 경제부 기자

박유미 경제부 기자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나온 증시 관련 질문은 단 하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관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나중에 보완할 걸 미리 다 장착했더라면 괜찮지 않냐는 비판이 가능하다”며 “부족함이 있었다”고 했다. 불과 석 달여 전 취임 1주년 회견 때와도 분위기가 달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주가지수 5000을 얘기한 것은 2~3년 정도 지난 다음에 (달성을) 기대하고 자신이 있었는데 6개월 만에 이렇게 돼버렸다”며 “신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증시는 이 정부 출범 초반을 대표하는 성과였다. 자본시장 개혁에 대한 기대는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순풍을 제대로 탔다.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운도 좋다”는 말까지 나왔다. 여당은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가 지수가 5000을 넘어서자 ‘K-자본시장 특위’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하지만 지수가 고점에서 물러난 이후 후속 개혁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부가 호기롭게 내놓았던 정책의 뒷모습은 어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낳은 채 대실패로 판명났다. 급기야 출시 두 달도 안 돼 신규 상장을 막고 투자 문턱을 높였다.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기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을 줄여 생산적 금융 ISA로 유도하려던 방안도 투자자 반발에 사실상 원상복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영상으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영상으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아쉬운 건 코스닥이다. 올해 초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린 주요 동력은 하반기 정책에 대한 기대였다. 하지만 지금 어떤가. 상장폐지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을 내년 1월에서 7월로 늦췄다. 우량기업을 구분하는 승강제와 기관 수급 확대 등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4분기가 눈앞인데 시행 시기도 구체적 내용도 확정하지 못했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있다. 지금은 글로벌 통화 긴축이 고개를 들면서 증시 여건이 녹록지 않다. 한국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원히 기댈 수도 없는데, 시장 활력은 현저히 떨어져 있다. 필요한 건 지수를 한 번 더 끌어올릴 당근이 아니다.

주가는 미래의 기대를 앞당겨 반영한다. 지금 시장에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 K자본시장이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있는가. 이를 뒷받침할 로드맵이 있는가. 마침 28일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가 공동주관하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의 막이 올랐다. 정책을 던져보고 반응을 본 뒤 고치거나 미루는 ‘찍먹’으로는 택도 없다. 이 대통령이 코스피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던 것도 ‘신뢰’였다. 신뢰는 정책이 비전을 보여주고, 그 방향이 흔들리지 않을 때 쌓인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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