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해 제시한 ‘7일 계획’을 거절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주 이란과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핵화와 제재 등을 놓고 양측 간 이견이 커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은 합의하고 싶어하지만 내가 원하는 내용의 합의가 아니다”라며 대화에 나설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 2명도 “이르면 28일 미국과 이란 간에 간접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가 전날 거절했다고 밝힌 이란의 7일 계획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이란에 대한 제재와 동결 자산을 일부 해제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열고 핵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중재국 카타르가 이 제안을 두고 양측과 협의한 뒤 수정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트럼프가 언급한 “이번 주 중 대화”는 카타르 측이 스티브 윗코프 미 대통령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각기 만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그치 장관 등 이란 대표단이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머무는 동안 협상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이란 정부 소식통은 28일 국영 IRNA통신에 “뉴욕에선 미국과 협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입장은 카타르를 통해 미국 측에 분명하게 전달됐으며, 이란은 현재 미국 측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이란이 방향을 튼 건 미국의 전방위 제재 압박으로 인해 경제난이 극도로 심각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2차 제재(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이나 개인도 제재)를 무기로 전 세계를 동참시키려 하는 가운데 전쟁 피해까지 고려하면 미국과 합의 없이는 본격적인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해상 통제 해제와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이란이 핵 문제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이상 현상 변경은 없다고 맞서는 등 입장 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도 “주말 사이 20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호르무즈를 통과했다”며 해협 통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따라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초점을 해협 재개방에서 전쟁의 원래 명분이었던 비핵화로 옮겨 이란의 추가 양보를 끌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